[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락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의 하락의 경우 금리상승과 같은 매크로 이슈가 반영된 게 아닌 가상자산 시장 고유의 이벤트로 인한 급락이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소식으로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심리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여기에 중국의 신규발행, 거래금지, 그리고 채굴까지 금지한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투자심리 위축 속에서 매도압력을 높였다.
디파이(DeFi)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빠른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로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 계열의 디파이가 주목을 받았다. 그 중 비너스(XVS) 토큰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비너스를 맡기고 비트코인을 대출받은 투자자가 늘어났고, 비너스 가격이 하락하며 비너스는 청산됐다. 하지만 대출된 비트코인이 시장에 나오며 이 중 일부는 매도압력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높은 변동성이 연출되자 레버리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그 과정에서 청산이되는 물량이 많이 나온 점도 가격 측면에서 부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한대훈 연구원은 “아직 가상자산이 자산시장에 편입되지 못했고, 투자주체가 다른 만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도 않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가격하락이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은 가상자산의 영향보다 테이퍼링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테이퍼링 논의가 언제 시작될지에 따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유동성 모멘텀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만큼 유동성 모멘텀 약화가 증시에 긍정적 소식이 아니다”면서도 국내 기업의 실적추정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사인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 하단을 견고하게 지지해줄 전망”이라며 “시장에 거품이 빠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증시의 하단도 더 단단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