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관광]① 런웨이 선 '할마·할빠' 관광상품 되다

성공사례탐방 27 '뉴시니어라이프'
30년 의상디자이너 구하주 대표
'패션쇼 전통문화 알리고 체험'
아이디어로 창조관광공모전 입상
50대 이상 연 250여명 모델교육
크루즈·공항 등서 패션쇼 열고
궁중의상 체험관광상품 개발
  • 등록 2016-03-25 오전 6:16:30

    수정 2016-03-25 오전 6:16:30

세계 최초로 50대 이상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모델교실과 패션쇼를 운영해온 뉴시니어라이프가 한복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다. 시니어모델들이 런웨이를 따라 걷는 연습에 한창이다. 뉴시니어라이프는 궁중의상을 활용한 체험관광상품을 개발해 지난해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입상했다(사진=뉴시니어라이프).


[글·사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패러다임은 정부3.0이다. 개방·공유·소통·협력을 바탕으로 국민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의 성과는 눈부시다. 4년간 총 260건의 창조관광사업을 발굴, 그중 170개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했다. 또 501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외국인관광객 ‘한복’을 입다

“제대로 갖춘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고 시니어도 관광문화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에 소개할 창조관광기업은 서울 성북구 종암로에 위치한 실버패션전문기업 ‘뉴시니어라이프’다. ‘노을빛 아름다운 세상’이란 슬로건 아래 장년층을 대상으로 의류제조, 모델매니지먼트, 이벤트 등을 연다. 30년 넘게 의상디자이너로 활동한 구하주(70) 대표가 설립했다. 직접 가르친 50대 이상의 시니어모델과 함께 국내는 물론 네덜란드·중국·일본 등에서 궁중의상 패션쇼 등을 열었다. 최근에는 일본과 오키나와를 오가는 크루즈에서 패션쇼를 열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구하주 뉴시니어라이프 대표가 시니어모델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구 대표는 “시니어패션쇼는 세계서도 유일해 희소가치가 매우 높다”고 소개했다.


뉴시니어라이프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복패션쇼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했다. 경험이 풍부한 ‘어르신 모델’들이 크루즈, 지방공항, 관광특구 등을 찾아 궁중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뉴시니어라이프는 ‘전문모델의 현대의상쇼’ ‘관광객의 워킹 연습’ ‘전문모델의 궁중의상쇼’ ‘관광객의 궁중의상쇼’ 등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운영 중이다.

구 대표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에게 경험이 풍부한 어르신 모델이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직접 체험해보게 하는 프로그램”이라면서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콘텐츠로 제대로 된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고, 노인도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강규상 창조관광벤처팀장은 “한복은 독창성과 화려한 아름다움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아이콘이지만 이를 세계인을 위한 관광문화상품으로 개발하려는 구체적 시도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50대 이상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모델교실과 패션쇼를 운영해온 뉴시니어라이프가 ‘전통과 현대를 입다’ 주제로 궁중의상쇼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뉴시니어라이프).


◇ 시니어 ‘하이힐 신고’ 행복해지다

뉴시니어라이프 교육센터에서 모델워킹을 연습하고 있는 시니어모델.
구 대표는 서울 명동과 압구정동에서 꽤 ‘잘나가는’ 패션디자이너였다. 32년간 자신의 이름을 단 의상실을 운영하던 구 사장은 1999년 실버산업과 노인심리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생겼다. “주로 30~40대이던 고객이 10~20년쯤 지나자 갑자기 성격·취향 등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즐겁고 행복하던 시절이 가고 나이를 먹으면서 불행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시 의상실을 접고 노인에 대해 공부를 했다. 알고 보니 50대 이후에는 환경뿐 아니라 육체적·정신적으로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했다. 일종의 갱년기 현상이었던 것이다.”

이후 구 대표는 우리나라 첫 실버산업 관련 민간단체인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을 만들어 초대 회장을 맡았다. 그때가 2003년이었다. 2006년에는 ‘실버모델선발대회’를 열고 30명의 실버모델을 선발해 ‘판타지아’를 결성했다. 같은 해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연 국제실버박람회에서는 ‘실버패션쇼’를 열어 호평을 얻었다.

뉴시니어라이프의 창립은 이런 크고 작은 계기가 쌓여 이룬 결실이다. 구 대표는 “시니어를 모델로 세우는 패션쇼는 사실 의상실 20주년 기념식에서 처음 시도했다”며 “당시는 단골고객들이 체형 변화로 힘들어하던 시기였다. 어떻게 하면 이들을 행복하게 해줄까를 고민하던 차에 패션쇼에 고객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고안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런웨이에 선 고객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단다. “다들 너무나 행복해했다. 많은 것을 가졌지만 나이가 들어 잃게 된 자신감을 회복한 것에 매우 만족해했다.”

뉴시니어라이프 교육센터에서 모델워킹을 연습하고 있는 시니어모델.


그렇게 2007년 비영리민간단체로 시작한 뉴시니어라이프는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500명을 교육했다. 또 국내와 유럽, 중국 등지에서 모두 120회에 달하는 시니어패션쇼를 열었다. 2013년에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연 ‘제20차 세계노년학대회’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열기도 했다. 내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인 ‘제21차 세계노년학대회’에도 이미 초청을 받은 상태다.

현재 뉴시니어라이프를 찾는 사람이 연간 250여명에 달한다. 중견·중소기업 대표부터 가정주부까지 다양하다. 회원 대부분은 60~70대다. 물론 80대도 적지 않다. 회원들 사이에서 50대면 ‘아이’ 취급을 받는단다. 구 대표는 “같은 나이대의 모델이 입은 옷을 사고 싶어하는 노령인구가 늘어나는 등 시니어모델의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면서 “젊음을 추구하는 요즘의 뉴시니어는 단순히 건강을 챙기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을 꾸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 “시니어 관광공연단으로 상설공연할 것”

구하주 뉴시니어라이프 대표가 시니어모델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뉴시니어라이프가 체험관광사업에 도전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정확하게는 창조관광공모전과의 인연을 맺게되면서부터다. 구 대표는 “관광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입장에서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수상하는 것은 시장의 신뢰를 얻는 가장 좋은 기회”라면서 “신규사업 개발에 관한 전문기관의 지도를 받을 수 있고 부족한 비용이나 국내외 네트워크의 지원을 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장점이 많다”고 공모전에 참가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그렇게 뉴시니어라이프는 지난해 참가한 ‘제4회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입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업비 2500만원을 지원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크루즈여행 트래블마트, 중화권 주요 여행사 초청 트래블마트, 내나라여행박람회 등에 참가할 수 있는 네트워크 지원은 물론 매월 1회씩 사업개발 컨설팅을 지원했다. 더불어 관광공사의 국내외 연결망을 통해 중국 등 글로벌시장과 국내 시장에 뉴시니어라이프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구 대표는 “마케팅 관련 지원이 다양하게 이뤄져 큰 힘이 된다. 늘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다만 지원금 사용처가 제한적이라 운영자금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인바운드 관광업체인 fn투어와 지난해 3월 업무협약을 맺고 조선왕조 궁중의상 체험관광상품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5월에는 롯데관광개발과 크루즈 공연, 7월에는 고려의상과 궁중의상 복원, 11월에는 인천공항과 공연 등의 사업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는 시니어관광공연단(40명 규모)을 구성해 상설공연장을 운영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시니어패션쇼는 세계서도 유일하다. 그래서 희소가치가 매우 높다는 구 대표는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노인관광시장이 중국인관광객을 중심으로 점점 커질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층이 되면서 국내시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

뉴시니어라이프 교육센터에서 모델 워킹을 연습하고 있는 시니어 모델.
뉴시니어라이프 교육센터에서 모델 워킹을 연습하고 있는 시니어 모델.
뉴시니어라이프 교육센터에서 모델 워킹을 연습하고 있는 시니어 모델.
뉴시니어라이프 교육센터에서 모델 워킹을 연습하고 있는 시니어 모델.
뉴시니어라이프 교육센터에서 모델 워킹을 연습하고 있는 시니어 모델.
구하주 뉴시니어라이프 대표가 시니어모델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구 대표는 “시니어패션쇼는 세계서도 유일해 희소가치가 매우 높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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