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정찬 박사 "그동안 시행착오..네이처셀에서 줄기세포 연구에만 몰두할 것"

"자만심 버리고 생명 구하는 일에 집중"
"EPC 배양 기술 개발..줄기세포 치료제 대중화에 앞장설 것"
  • 등록 2015-03-12 오전 6:00:00

    수정 2015-03-12 오후 2:20:14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경영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장회사 대표직을 맡다보니 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됐습니다. 이제 오로지 줄기세포만 생각하고 이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합니다.”

‘줄기세포의 신화’로 명성을 떨치다 재작년 미공개 정보 이용 등의 사유로 구속됐던 라정찬(사진) 수의학 박사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현재 네이처셀(007390)의 총괄 고문으로 있는 라정찬 박사는 1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자만심과 교만함에 깊이 빠져 있었던 것 같아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이제 명예나 권력보다 생명을 살리는 가치만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최근 ‘치매, 희망 있습니다’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일반인을 위해 치매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지식에서 치매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줄기세포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몸의 세포의 역할 등에 대해 설명한다.

라 박사는 “환자 자신은 물론 주변 가족까지 고통 속으로 끌어들이는 치매는 사회적 질환”이라며 “줄기세포로 난치병을 치료한 사례와 함께 그간 쌓아온 고민의 흔적들을 책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최근 혈관내피전구세포(EPC)의 배양 기술 개발에 성공, 줄기세포 치료제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PC는 혈관재생에 탁월해 이를 이용한 각종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라 박사는 “학술 연구 목적으로 EPC를 분리해 배양한 경우는 있지만, EPC 분리배양의 공정을 확립하고 상업화를 시도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며 “경제적 부담 없이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혜택을 볼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50년 업력의 식음료 업체인 네이처셀과 협력에 나섰다. 네이처셀은 지난해 말 줄기세포 사업부문을 신설해 상업화를 위한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6월경 종합 피세포은행을 설립해 사업에 본격 나선다. 동맥경화, 신부전 등의 치료제 뿐 아니라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등 피부 미용 제품도 상용화할 계획이다.

수출 역군이 돼 나라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라 박사는 “그간 줄기세포 치료제는 유효 시간이 짧아 수출이 불가능했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는 1주일 이상 보존이 가능해 전세계 어디든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며 “최대한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책정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알앤엘바이오 시절 개발한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도 이르면 올해 식약처 허가를 받아 시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뇨병성 족부 궤양에도 적용될 수 있어 많은 이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있었던 굴곡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라 박사는 “그동안 연구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시행 착오가 있었고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요즘에는 성경읽기와 등산에 몰두하며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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