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36시간 만에 풀려난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석방 직후 광주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 광주에서 머물 숙소에 도착한 전우원(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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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오전 0시40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태어나서 (광주에) 처음 와본다”며 “항상 두려움과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에 많은 분이 천사 같은 마음으로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를 포함한 제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원한도 많을 것 같지만, 의미 있는 기회이자 순간인 만큼 최선을 다해 피해자분들, 상처받으신 모든 분의 억울한 마음을 풀어드리고 싶다”며 “늦게 와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늦게 온 만큼 저의 죄를 알고, 반성하고 더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하루 호텔에서 휴식한 뒤 31일부터 5·18 기념재단 및 단체 관계자들(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과 공식적인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전씨는 “그전에 (5·18에 대해) 공부할 기회를 가지려고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 취재진과 인터뷰 후 고개를 숙이는 전우원(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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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발언 후 곧장 호텔 로비로 들어선 뒤 동행인이 체크인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외부에 있는 취재진을 향해 반복적으로 90도 인사를 하기도 했다.
뉴욕에 체류하던 전씨는 지난 13일부터 SNS와 유튜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할아버지인 전두환씨와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했다.
전씨는 본인을 비롯해 지인들의 마약 투약 사실 등을 밝혔으며 지난 17일 오전 유튜브 라이브를 하던 도중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지난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전씨는 입국 직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29일 오후 7시 55분께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