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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코스트코를 찾는 이유는 ‘커클랜드’라는 강력한 PB제품 때문”이라며 “PB 상품은 고객들로 하여금 다른 곳이 아닌 ‘꼭 그곳에 가야 하는’ 가장 확실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싸구려 아니라 합리적 제품”..‘반값 분유’ 먹혔다
최근 국내에 선보인 PB 상품은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올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 즉,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마트 반값 분유 제품의 초반 돌풍은 그래서 상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마트가 파스퇴르와 손잡고 지난달 14일 출시한 PB 분유인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는 출시 19일만에 5000통이 판매됐다. 이는 현재 분유 시장 판매 1위 제품인 ‘남양 XO’ 제품 판매량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분유시장에서까지 대형마트의 반값 PB 제품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변화된 PB 제품의 위상을 단적으로 시사한다.
실제로 블로그를 비롯해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스마트 분유 제품의 성분 함량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분유 제품과 꼼꼼히 비교한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격이 아닌 품질을 먼저 따져본 후 제품에 대한 신뢰를 갖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마트측은 PB분유의 초반 흥행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홍삼을 시작으로 비타민과 분유까지 그동안 저가 PB로는 승산이 없을 것으로 여겨지던 고관여(상품 선택을 위한 의사 결정이 까다로운) 상품군에서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구매자의 긍정적 반응이 입소문을 타고 확산될 경우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1등 PB상품 다수..매출 비중 점차 확대
PB상품이 유통업체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해당 카테고리에서 1등 자리에 오르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홈플러스 ‘좋은상품 우유’(1L)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서울우유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리는 우유상품이다. 연간 600만개 이상이 팔리며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전체 흰 우유 시장에서도 15%의 비중을 차지하며 서울우유를 눌렀다.
이밖에도 쌀, 화장지, 종이컵 등과 같이 가격 경쟁력이 우선시 되는 생필품은 대형마트 PB 상품들이 카테고리 내 1등 자리를 지키면서 점유율을 계속해서 확대하는 추세다.
PB 상품의 선전과 각사의 PB 상품 강화 방침이 맞물리면서 대형마트 3사의 PB 상품 매출 규모는 올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불과 1조 7000억원 정도였던 마트 3사의 PB 매출은 지난해에는 8조원으로 5배 가량 급성장했다. 매출 비중도 4분의 1수준까지 올랐다.
이마트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24%인 3조1000억원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PB 상품 매출은 각각 3조원(24.5%), 2조원(25%)에 달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올해 안에 PB상품 매출 비중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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