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배우던 밝은 친구가…” 하남 교제살인 피해자 친구들의 호소

  • 등록 2024-06-14 오전 6:20:30

    수정 2024-06-14 오전 6:20:30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경기 하남시에서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20대 여성의 친구들이 가해자의 엄벌을 호소했다.

(사진=게티이미지)
13일 피해자의 대학 동기와 선배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남교제살인사건공론화’ 계정을 통해 “친구는 정말 누구보다 밝고 함께 있기만 해도 타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친구였다”며 “그런 친구가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저희 곁을 떠났다는 사실에 비통함을 금치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친구와 저희는 대학교에서 함께 법을 배우는 사람들이었다”며 “사건 이후 관련된 판례들에 대하여 찾아보았고 대부분의 판례들이 살인이라는 범죄에도 불과하며 형량이 20년형에 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저희가 법을 배우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저희의 소중한 친구가 제대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법의 사각지에 놓인 교제 폭력, 교제 살인 사건에 대한 피해자가 되었다는 부분이 정말로 안타깝고 화가 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교제 폭력, 교제 살인 등은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교제 폭력이나 살인에 대한 처벌 강화 법안이 7년째 국회에서 체류 중인 상태이며, 일반 범죄와 동일한 법률안으로 적용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이러한 범죄들에 대하여 판례들을 찾아보아도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진 판례가 희박하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유감”이라며 “더이상 제 친구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나 행정부에서 나서서 강력한 법률안을 마련해주시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고 저희의 친구가 이러한 사건의 마지막 피해자가 되길 바란다”며 “저희도 지속해서 엄벌 탄원서를 작성하고, 추후 국민 청원에도 글을 올리며 끝까지 가해자가 조금이라도 더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하남시 소재 아파트에 거주하던 피해자는 지난 7일 오후 11시 20분쯤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서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A씨는 범행 후 1㎞ 남짓 달아나다가 시민의 신고로 10여 분 만에 현행범 체포됐다.

당초 A씨는 피해자와 지인 사이로 알려졌으나, 피해자의 유족은 SNS를 통해 “사회적으로 데이트 폭력, 데이트 살인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염려한 가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정정한 기사인지 저희는 알 수 없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라며 “피해자와 가해자는 3주가량 교제한 사이로 이별 통보에 살해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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