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백악관이 5일(현지시간) 대만해협에서 중국 군함이 미국 구축함에 접근한 것과 관련해 “누군가 다칠 수 있다”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미·중 간 군사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대만해협 주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우발적 충돌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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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가 미군 정찰기에 근접한 데 이어 중국 군함의 근접 항행과 관련해 “중국 인민해방군은 그렇게 공격적인 행동을 할 이유가 없었다”며 “머지 않아 누군가 다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미군 이지스 구축함과 캐나다 해군 호위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중국군 이지스 군함이 미군 구축함 150야드(약 137m) 근처까지 선수를 가로 질러 접근하는 “안전하지 않은” 기동을 했다고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밝혔다. 지난달 26일에는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군 J-16 전투기가 비행 중이던 미군 RC-135 정찰기의 기수 앞으로 비행하며 차단을 시도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중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의도적으로 미군에 공격적인 행동을 벌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두 사례는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더 잦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모든 (차단)이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인 것은 아니지만, 두 사례는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의도를 묻는 말에는 “알기 어렵다”면서도 “영상을 보면 (중국이) 얼마나 공격적이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최소한 그 지역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불만 메시지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중국이 보내는 메시지가 (인도·태평양에서) 우리를 환영하지 않는다거나 우리의 존재를 줄여야 한다거나 우리가 비행과 항해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태평양 국가로,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사건에 대해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