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다. 인구 10만명당 27.3명으로 OECD 평균 12명의 두 배가 넘는다. 10~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다. 왜 삶을 스스로 포기했을까.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다만 남긴 자료를 분석하고 남겨진 사람과의 면담을 통해 자살에 이른 원인을 찾아낼 수는 있다. 심리부검이다.
심리부검의 대상은 유족이나 지인 등 자살자 주변인. 1950년대 미국 수사기관에서 자살자의 자살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자살동기를 탐문하는 절차에서 시작했다. 현재 자살예방을 위한 국가적 노력의 첫 단계로 광범위하게 실시한다.
책은 국내 학자가 쓴 심리부검 분야의 최초 입문서다. 최진실·장국영·정다빈 등 국내외 유명인의 자살사건을 비롯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주요 자살사건 등 40여가지의 사례를 중심으로 심리부검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했다. 유서에 대한 연구방법을 응용해 한국에서 발견되는 유서의 독특한 점도 설명한다.
경찰청 프로파일러 출신의 저자는 미국서 한국인 최초로 심리부검 전문자격을 획득했다. 수많은 자살사건을 접하면서 자살하려는 사람에게선 살려달라는 내면의 호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저자는 “한국사회가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