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배럴의 항공유를 실어나르기 위해 들어온 중국 선박입니다. 이 정도는 중소형 선박에 속하죠" 정대호 SK에너지 해상수출 석유출하 2팀장의 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산유국에서 들어온 원유는 SK 울산 공장에서 정제 과정을 거쳐 석유제품으로 변신,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석유제품들은 공장에서 이곳까지 파이프로 옮겨져 파이프를 통해 수출 선박에 선적되고 있었다. 그래서 석유화학단지는 하나의 거대한 현대 미술작품처럼 수많은 파이프들이 얽혀있는 모양새다.
"총 8개 부두에서 매일 평균 30만배럴의 석유제품이 해외로 수출됩니다. 국내 석유 소비량이 200만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소비량의 15%에 해당되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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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소형선박이 많았지만 지금은 대형선박이 많아졌습니다. 석유제품 수출에 사용되는 30만배럴 선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10년 전 한 달 평균 부두 이용 선박이 15척 내외였다면 지금은 30척 내외가 매달 부두를 이용하고 있죠" 정 팀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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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에서 석유제품 수출국의 꿈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최태원 회장의 과감한 투자 덕택이라고 SK그룹 관계자는 소개했다. 석유화학 기술에 대한 투자가 고효율 제품 생산으로 이어져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는 것.
올해는 특히 수출기업으로 도약의 발판이 된 원유~완제품 수직계열화를 이뤄낸 지 꼭 20년이 되는 해. 1991년 6월 SK는 울산 공장에 제2 에틸렌 생산시설 등 총 9개 공장을 한꺼번에 준공, 정유·석유화학·필름·원사·섬유·봉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지난해 SK 석유화학 사업은 매출 45조8669억원, 수출 27조7208억원을 기록, 수출 비중이 60%를 돌파했다. 수직계열화 원년 대비 매출은 11배, 수출은 27배 증가, 국내 2위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덕분에 자원개발 매출도 쑥쑥 컸다. 2007년 3232억원, 2008년 5253억원, 2009년 6358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783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자원개발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50%가 넘습니다. 지난해 매출 7830억원 가운데 영업이익은 415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3%였죠. 올해 1분기 자원개발 영업이익률도 58%(매출 2778억원, 영업이익 1613억원)에 이릅니다. 확실한 캐시카우인 셈이죠" SK그룹 관계자는 말했다. 최근에는 또 다른 새로운 비전을 세웠다. 2차전지 등 녹색에너지로 수직계열화를 확대하겠다는 비전이다. SK 녹색에너지 개발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096770)은 최근 충남 서산 일반산업단지에 600메가와트(MWh) 규모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만우 SK㈜ 브랜드관리실장은 "최태원 회장은 20년 전 이룬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수직계열화를 발판으로 천연가스, 녹색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등 모든 에너지 군에서 수직계열화를 추진해 진정한 에너지 리더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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