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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수 국무총리·내각 군기반장’ 이낙연
국회는 지난 13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표결처리했다. 이로써 국무총리 후임자 임명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 총리는 4·15총선을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이 오는 16일인 만큼 조만간 총리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이 총리는 2017년 5월 31일 국무총리 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파트너로 원활한 소통을 통해 내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최장수 총리라는 타이틀이 이 총리의 그간 성과를 방증하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해 10월 28일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직전 최장수 기록은 김황식 전 총리(2010년 10월1일∼2013년 2월26일)다.
이 총리는 국무위원이나 총리실 간부들이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나 대책을 내놓으면 가차없이 질책해 ‘내각 군기반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국무총리 취임 후 3개월 뒤 발생한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자 공식 석상에서 여러 번 질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해찬과 함께 민주당 총선 이끌 ‘투톱’
이 총리는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복귀 후 이해찬 대표와 함께 민주당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전략통인 이 대표와 현장통인 이 총리라는 국무총리 출신 ‘투톱(Two Top)’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총리는 취임 후 3개월 뒤 발생한 살충제 달걀 파동을 시작으로 2008년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지난해 4월 강원도 산불, 지난해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등 주요 사건 현장을 방문해 직접 지휘했다. 이 총리가 강원도 산불 현장에서 지휘할 당시 대책을 깨알같이 메모한 수첩이 공개되며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이 총리는 기자시절 중요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수첩에 메모하는 습관이 몸에 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설 연휴(오는 24∼27일) 직후로 선대위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이 총리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더라도 실제로는 권역별 선대위원장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총리가 본인의 지역구에서 낙승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국 유세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큰 탓이다. 민주당은 △수도권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등 권역별 선대위원장을 따로 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당 안팎서 굳건한 지지층 없는 점은 과제
이 총리가 총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여권의 확고부동한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이 총리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4선 국회의원, 전남도지사, 국무총리에 이르기까지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다만 당 안팎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처럼 핵심 지지층이 없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 총리는 당내에서 호남 출신 비문(非文·비문재인) 계열로 ‘이낙연계’라고 불릴만한 인물도 적은 편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표 인물은 이 총리다. 이번 총선은 이 총리나 민주당에게 큰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이 총리가 당내 기반도 약하고 계파색이 옅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단점은 중도층과 비문계열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리가 이번 총선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정권 재창출을 위한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