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날아도 맥못추는 삼성그룹株 펀드

25개 삼성그룹주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22~-7%
삼성전자 잘나가도 계열사 주가 '발목'
펀드 내 동일종목 편입비중 제한…"구성비율 따져봐야"
  • 등록 2016-06-22 오전 6:50:00

    수정 2016-06-22 오전 6:50:00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이달 들어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10% 이상 날아 오르며 150만원 고지 탈환을 바라보고 있지만 삼성그룹주(株)펀드 수익률은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다. 최근 몇년간 삼성SDS(018260)삼성엔지니어링(028050), 삼성물산(028260) 등 계열사들이 대내외적인 변수에 흔들리며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펀드에 무턱대고 투자하기보다는 펀드내 종목별 편입비중 등을 따져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대표 기업인데…’ 초라한 삼성그룹株펀드 성적표

2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삼성그룹 주식만을 편입하는 국내주식형 삼성그룹주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 25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9.33%다. 25개 개별 펀드 수익률 전부 마이너스다. ‘대신삼성그룹 레버리지 1.5[주식-파생] 클래스A 펀드’는 올들어서만 22.01% 하락했다. 1000만원을 맡겼다면 6개월이 지난 현재 800만원도 채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기간을 좀 더 늘려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3년 수익률은 -26~-19%, 5년 수익률은 -29~-18%대로 그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하기엔 초라한 성적표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4~2008년 상반기에 만들어진 삼성그룹주펀드들만이 그나마 설정 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뿐 25개 펀드 중 절반 이상인 15개 펀드가 설정 후 원금조차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주펀드는 10년 전인 2006년만 해도 한 해에 2조원 이상 몰리며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경기가 고꾸라지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계열사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고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면서 주가도 곤두박칠쳤다. 올해 들어서만 삼성SDS(018260)는 40.75% 하락했고 삼성엔지니어링(028050)(-29.21%), 삼성전기(009150)(-19.4%), 삼성중공업(010140)(-15.67%), 삼성물산(028260)(-13.21%) 등도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1%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펀드별 삼성계열사 편입비중 따라 수익률 달라져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날아 오른 점은 삼성그룹주펀드 투자자들에 일말의 희망을 던졌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15% 가까이 오르며 150만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주펀드 수익률은 1개월 전 잠깐 플러스로 돌아섰을 뿐 최근 1주일은 여전히 -1~-3%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펀드 내 삼성전자 편입비중 제한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한 펀드에는 개별 종목을 10% 이상 담을 수 없다. 다만 삼성전자와 같은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은 전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대비 비율까지는 편입이 가능하다. 21일 기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16%까지는 한 펀드에 담을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삼성전자가 아무리 올라도 개별 펀드에서는 최대 16% 까지만 삼성전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계열사 주가가 하락하면 삼성전자의 상승효과가 상쇄돼 전체 펀드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개별 펀드별로 수익률이 조금씩 차이나는건 운용전략에 따른 편입비중이 달라져서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에 대해 관망세를 유지하면서도 실적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펀드별로 종목 편입비중을 꼼꼼히 확인하고 상품가입을 하라고 조언했다. 이상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부 부장은 “올해까지는 삼성전자 외 계열사 실적 전망은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하반기까지는 개별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가 바닥을 친 후 내년에 승계 작업이 마무리되고 그룹 정비가 완료되면 주가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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