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 인수금융 2조2000억원 만기연장 `난항`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딜라이브 케이블방송(옛 씨앤앰) 인수금융 만기 연장이 일부 대주단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만기연장에 실패해 최대주주가 대주단으로 변경될 경우 회사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타협점을 찾겠다는 게 대주단의 의지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조2000억원 규모의 딜라이브 인수금융 대주단 22곳 가운데 일부 금융회사들이 만기연장과 출자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안건에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 연기금도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현 채무조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한 차례 반려된 상황이다.

현재 MBK파트너스와 맥쿼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은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 KCI(국민유선방송투자)의 채무상환 여력이 떨어지자 2조2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중 8800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나 전환사채(CB) 등의 형태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대출금은 금리를 깎은 뒤 만기를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출자전환을 단행할 경우 대주단은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를 갖게 돼 딜라이브 최대주주로 오를 수도 있게 된다. 이미 MBK파트너스 등 FI들은 지난해 말 기준 딜라이브에 대한 투자금을 회계상으로 감액처리한 상황이다.

MBK와 맥쿼리는 지난 2007년 자본금 9000억원에 인수금융 1조4000억원으로 씨앤앰을 인수했다. 이후 강남케이블방송을 3800억원에 추가로 사들여 씨앤앰 덩치를 키웠고 2012년 신디케이션론 만기가 돌아오면서 2조 2000억원으로 차환 규모를 늘려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6000억원은 씨앤앰이, 나머지 1조 6000억원은 KCI가 빌렸다. 안건 처리가 지연되면서 현재 KCI는 지난 13일 이자납입을 연체한 상황이다.

만기연장에 실패해 디폴트로 이어질 경우 올 연말 대주단은 대규모 대손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담보권 실행에 따라 최대주주가 대주단으로 변경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승인 요건 중 재무여력이 문제가될 수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늦어도 이번달 내로 만기연장에 대한 동의를 처리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대주단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딜라이브 기업가치가 더욱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만기연장에 동의가 이뤄져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