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동네책방 아니다 독립책방이다"

전국 29곳 독립책방 주인 인터뷰
전문성·특징·현실불안 등 짚으며
막연한 독립책방 문화 알아가
…………………………………
우리, 독립책방
북노마드 편집부ㅣ400쪽ㅣ북노마드
  • 등록 2016-01-20 오전 6:16:30

    수정 2016-01-20 오전 6:16:30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공통점 하나를 쉽게 찾곤 한다. 어릴 때 꿈 중 하나가 ‘동네책방 주인’이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동화책을 권해주고 학생에게는 인생의 등불이 될 교양서를 추천하면서 자신도 책에 파묻혀 일상을 보내며 생계도 해결할 수 있는 ‘동네책방 주인’은 애서가라면 부인하지 못하는 소망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동네의 서점이 줄줄이 문을 닫고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으로 독자가 쏠리는 상황에서 ‘동네책방 주인’은 그야말로 꿈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전히 책이 좋아 다니던 직장을 관두거나 하던 일을 멈추고 동네에 책방을 연 이들이 있다. 이들은 기존의 동네 서점과는 다른 방식으로 책을 팔고 있다. 책방주인이 자기 취향에 따라 선별한 책을 파는 ‘셀렉트 숍’을 운영하는 것이다. 또 특정 분야를 고집하거나 혹은 특정 분야로 특화한 작은 출판사가 펴낸 ‘독립출판물’을 판매하기도 한다. 서울 마포구의 그림책방 ‘베로니카 이펙트’와 여행책방 ‘일단멈춤’, 대구 중구의 독립출판물 전문서점 ‘폴락’ 등이 그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작은 ‘동네책방’이 아닌 ‘독립책방’이다.

시내 대형서점이나 인터넷서점에서는 팔지 않는 희소성을 갖춘 책을 갖추고 독자를 유혹하는 전략은 출판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의 한 미술관에서 연 독립출판물 행사에는 이틀간 1만 3000여명의 독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기 때문이다.

책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퍼져 있는 29곳의 독립책방 주인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묶어낸 것이다. 독립책방의 주인들은 결국 애서가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꿈을 위해 포기하거나 희생한 것도 많다. 여전히 서점만으로는 생계를 꾸리기가 어렵다. 동네사랑방 역할을 하고 지역문화의 거점이 될 거란 주위의 기대도 버겁게 한다. 당장 가장 큰 고민으로 꼽은 것이 임대료인 만큼 세입자로서 고민과 미래에 대한 불안도 크다.

무엇보다 최근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독립책방의 문화를 차근차근 알아가는 데 주안점을 뒀다. 책방주인들과의 대화 속에 다양한 책방의 형태를 엿보고 그들의 제작물을 접하며 막연했던 독립출판의 모습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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