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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토종업체에 쓰라린 패배를 맛봤던 두 회사 모두 베트남 혈투에서는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중국과 달리 베트남은 토종 유통업체가 위세를 떨치지 못하는 데다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벌 유통사들도 두각을 나타내지 않고 있어 두 회사 경쟁의 승자가 베트남 시장을 독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다음 달 30일 경 베트남 경제중심도시 호치민 고밥에 베트남 1호점을 연다. 고밥은 반경 10km 이내에 경쟁사인 롯데마트 점포가 3개나 위치한 적진 한가운데다.
호치민 인근 대형마트 시장은 사실 롯데마트가 이미 장악한 상태다. 지난 2008년 호치민 남사이공에 1호점을 내고 베트남 공략을 본격화한 롯데마트는 현재까지 베트남 전역에 11개 점포를 내며 베트남 최대 글로벌 대형마트로 부상했다. 특히 호치민 인근에 5개 점포를 집중적으로 내며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마트는 야심 차게 추진했던 중국 시장 공략이 실패한 후 사실상 해외 진출 시도를 중단한 상태였다. 최근 점포를 냈던 것도 4년 전인 2011에 중국에서 오픈한 꽝띠엔점(28번째)이 마지막이다. 그나마 광띠엔점도 실적 부진으로 이미 문을 닫은 상태다.
절치부심한 이마트가 4년 만에 재기의 무대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형마트 등 현대식 유통 채널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덕분에 베트남의 대형마트 시장 성장 전망도 밝다.
롯데마트를 포함해 메트로와 이온 등 글로벌 유통사들도 베트남에 진출해 있지만 이마트의 자체 경쟁력으로 이들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작용했다.
특히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우수 한국 상품을 온라인과 유선 주문을 통해 매장에서 고객 집까지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도입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하지만 롯데마트를 포함해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벌 유통사들은 이마트가 단박에 수위권 업체로 올라서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정관계와의 네트워크 등 비영업적 요소도 사업 성패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데 이마트가 이 부분에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다점포를 내기 위해선 정관계와 다양한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이마트가 그런 네트워크를 쌓았는지 의문”이라며 “롯데마트도 11개 점포를 내기까지 8년이란 시간이 걸린 만큼 이마트가 단박에 베트남 시장을 장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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