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2005년 9월 30일 덴마크의 일간지 ‘월란스 포스텐’은 만평에서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했다. 만평이 나가자 전 세계 무슬림은 2006년 1월부터 덴마크 상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불매운동은 덴마크의 유제품 회사인 아를라 푸드에 직격탄을 날렸다. 아를라 푸드는 이슬람시장에서 매년 4억 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덴마크 기업이라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불매운동 대상이 된 것이다. 만평사건 이후 아를라 푸드가 입은 손실은 2억 7400만달러. 이 사건은 무슬림의 금기사항에 대한 자극이 이슬람시장에서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인구는 약 13억∼16억명. 시장규모는 약 2조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주로 우리가 중동이라 부르는 곳에 몰려 있는 무슬림은 대부분 산유국이며 정교분리가 명확하게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는 이슬람교의 교리에 따라 돌아간다. 이슬람교의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는 결코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는 이유다.
한국은 중동 국가와의 비즈니스에서 앞서가는 국가였다. 1970년대 중동 건설붐을 타고 우리의 산업 역군들은 사막의 모래바람을 뚫어가며 길을 놓고 상수도를 만들었다. 서울 강남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이름이 이슬람국가인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따온 테헤란로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9·11테러 이후 미국과 이슬람세계와의 갈등이 가시화되면서 한국의 이슬람국가에 대한 친밀성 역시 과거보다는 느슨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책은 중동지역학 전문가인 저자가 이슬람의 문화코드를 분석한 것이다. 제목처럼 ‘할랄 비즈니스’를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이슬람의 독특한 문화를 풍부한 실례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락된 것’이란 말로 무슬림에게는 반드시 준수해야 할 사항을 뜻한다. 예를 들어 ‘알라의 이름으로 도축된 고기’ 등이 할랄에 해당한다. 때문에 무슬림에게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무엇이 ‘할랄’인지를 사전에 철저하게 파악해야 한다. 수출로 경제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슬람시장은 무궁한 가능성의 세계다. 그 세계에 들어가기를 원한다면 한 번쯤 읽어둬야 할 입문서로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