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지하도. 유니폼을 차려입은 은행원들이 출근길을 재촉하는 직장인들에게 사은품과 함께 재형저축 안내문을 나눠줬다. 이들은 일반 적금금리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고 비과세 혜택까지 주어진다면서 가입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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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은 기대와는 달리 한산했다. 그러나 창구직원들은 끊임없이 걸려오는 문의전화에 답하느라 눈코뜰새 없었다.
이 지점의 한 직원은 “재형저축 금리를 문의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다”면서 “다만 소득증명서 발급이 지연되면서 실제로 은행 창구를 찾은 고객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급기야 일부 은행 창구에선 ‘민원서류 위임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고객이 소득증빙 서류를 직접 떼지 않고 은행에 서류발급만 위임하면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송모씨는 “서류발급이 너무 오래 걸려 혹시나 해서 은행에 들렀더니 은행에서 대신 서류를 떼준다고 해 재형저축에 가입했다”며 “월 50만원씩 우선 넣고 좀 지켜본 후에 추가로 납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간 눈치싸움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은행별로 3.4~4.6%까지 나름 최고 금리를 제시한 것은 물론 상품 출시 전 예약판매로 미리 서류를 받아놓는 등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선착순 20만명에게 최고 4.6%의 금리를 약속했다가 취소한 외환은행은 정작 창구에선 “금감원과 협의해 4.6%로 금리를 올릴 수도 있으니 우선 가입 서류를 써놓고 가면 연락을 주겠다”면서 고객들을 설득했다.
최고 금리인 4.6%를 제시한 기업은행은 실시간으로 직원들의 재형저축 판매 실적을 체크하면서 초기 시장 선점에 열을 올렸다. 기업은행의 한 직원은 “모두 200만명의 재형저축 고객을 유치하라는 본사 지침이 내려왔다”며 “직원 개개인이 온갖 인맥을 동원해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