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내년 D램 메모리와 관련한 업계 설비투자가 20%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PC가 스마트폰에 밀리면서 핵심부품 반도체의 지형도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대신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는 플래시 메모리는 올해 D램의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전 세계 D램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005930)는 내년 D램을 포함한 메모리 투자를 48%가량 줄일 것이라고 D램익스체인지는 내다봤다. 삼성 한 관계자는 “특히 D램에 대한 향후 신규 투자계획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 SK하이닉스의 모바일용 20나노급 DDR3L-RS(Reduced Standby) D램. D램내 주도권도 PC용에서 모바일용으로 바뀌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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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000660) 역시 투자를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계획한 투자액 4조2000억원 중 남은 부분은 내년으로 이월하고, 내년 투자도 보수적으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고위관계자는 “별다른 증설 계획이 없다”면서 “내년 업계 투자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도 (추세에 맞춰) 효율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추세는 스마트폰 폭증세 때문에 PC 수요가 줄면서 핵심부품인 D램의 시장규모도 쪼그라든 탓이다. 1980년대 이후 PC 성장과 궤를 같이 한 메모리의 대명사 D램이 본격적인 하향세에 접어든 것이다.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경기불황도 한 몫했다.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하는 주요 D램 제품인 DDR3 2Gb 256M×8 1333㎒의 고정거래가격은 이번달 초 최저 수준인 0.81달러를 기록했을 정도다. 바닥을 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지만,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대신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 많이 탑재되는 플래시 시장은 다소 커지는 추세다. 올해 낸드플래시·노어플래시 등 플래시 시장규모가 처음 D램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자료를 보면, 올해 전 세계 플래시 시장은 전년 대비 2% 성장한 304억달러로 D램(280억달러)을 추월할 것으로 집계됐다. D램 시장은 지난해 313억달러 규모였으나 올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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