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김해에서 한 프렌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최저임금제도 위반으로 노동청에 신고를 당했다. 2년 전 인수한 카페의 직원 B씨에 “올해 최저임금이 올랐으니 근무시간은 2시간씩 줄이는 대신 급여는 그대로 하자”고 제안하고 일해온 게 화근이었다. 최근 퇴사한 B씨는 이전 사장과 맺은 근로계약서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360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A씨를 신고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이러한 경우 A씨는 물론 프렌차이즈를 내준 본사 법인도 처벌 대상이다. 최저임금제 처벌 조항에 사용자와 법인을 동시에 처벌할 수 있다는 양벌조항이 있어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렇듯 과도한 처벌 조항이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
18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범부처 경제 형벌규정 개선 태스크포스(TF)는 최저임금법 30조의 양벌조항에 면책 단서조항을 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인 또는 개인이 위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 벌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기획재정부와 법무부가 주도하는 경제 형벌규정 4차 개선 과제에 담을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법무부·법제처 등에서 법리 검토 중에 있다”며 “사문화된 조항을 없애고 위반 시 과도한 형량을 줄이자는 취지”라고 했다.
현재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사업자(행위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사용자 외 법인 등도 함께 처벌토록 하는 양벌규정이 있다. 임금수준을 결정하는 단위가 법인이고, 최저임금 위반행위로 이익을 얻게 되는 당사자도 법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저임금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형벌이라며 반발해왔다. 박용민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조사팀장은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급격하게 인상되는 경우에는 사업주가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려는 노력을 해도 경영여건이 어려워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사례가 있다”며 “양벌조항은 이런 영세·중소사업자들은 물론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