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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씨는 검찰 조사 당시 직접 운전한 영상을 제시하고 ‘음주운전을 말렸다고 하는데 오히려 본인이 한 것 아니냐’고 묻자 말을 바꿨다. 한 씨는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영상이 있으니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 씨가 껴안아 화가 났다는 부분에서도 CCTV를 통해 봤을 때 한 씨의 주장과 대비되는 부분이 있었다. 당시 폭행 전 고 씨가 바닥에 술을 흘렸고 한 씨가 청소기를 들고 본인이 하겠다고 나서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었던 것.
판결문에 가해자 한 씨의 일방적인 주장만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CCTV 속에서는 또 다른 이상 행동도 보였다. 바로 한 씨가 계속 고 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강제로 만지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판결문에는 이같은 내용은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았다.
유족은 “이건 단순 살인으로 끝날 게 아니라 성범죄로 분명히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 당시 모습이 담긴 CCTV는 당시 공개되지 않았다가 3년이 지난 후에야 공개됐다.
유족은 당시 출동한 경찰들의 초동 대처가 미흡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지난 5월에서야 영상을 받을 수 있었다.
영상 속에서는 당시 마포경찰서 2명이 먼저 출동한 뒤 서대문경찰서 4명이 출동하는 모습이 담겼으나 누구도 바지가 벗겨진 채 폭행당해 누워 있던 한 씨를 두고 그 어떤 구호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은 “동생의 몸이 외관상으로도 상처가 보이고 손에도 방어흔이 있었고 멍도 피도 다 있는 상태였는데 그냥 간 건 말이 안 된다”고 울분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경찰관들은 충실히 복무했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