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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바닥을 찍고 개선 기미를 보이면서 국내 수출이 살아나고 있지만 마냥 반기기는 어렵다. 국제유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미국의 탄탄한 경제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지연시키면서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물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수입물가는 2월 전월비 1.2% 올라 1월(2.5%)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3월 평균 배럴당 84.2달러(현물)로 2월(80.9달러)보다 4.1% 올랐고 환율도 3월 평균 1331.6원으로 2월(1331.4원) 대비 강보합세를 보이면서 3월 수입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국내 물가 하락세를 더디게 만들 전망이다. 3월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전년동월비 3.1%도 두 달 째 3%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2월 물가 전망(연간 2.6%)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국제유가 상방 위험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금처럼 환율이 1350원대로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2월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등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환율이 안정된다면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유럽 등이 연준보다 더 빨리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터라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은도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국내 경기는 수출과 내수의 차별화가 심화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미국 제조업 등이 살아나면서 국내 수출은 호조세가 예상되지만 한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내수 경기에는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수출, 내수 경기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