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대중 사이, 이들의 활약이 있었네

[힙한 국악이 뜬다]③
음악감독 장영규·원일·정재일
국악 소재로 새로운 음악 시도
새로운 트렌드 이끄는 숨은 주역들
  • 등록 2020-08-04 오전 5:02:00

    수정 2020-08-04 오전 5:02: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악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떠오른 데에는 국악과 대중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창작자들의 숨은 활약이 있다. 음악감독으로 국내 공연계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장영규, 원일, 정재일이 대표적이다.

장영규 음악감독이 베이스로 참여하고 있는 밴드 이날치(사진=국립극장).


영화 ‘암살’ ‘부산행’ 등의 음악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장영규는 민요 록 밴드 씽씽에 이어 이날치를 이끌며 국악과 대중음악의 경계에 얽매지이 않는 다양한 음악작업을 펼치고 있다. 씽씽과 이날치 이전에도 전통음악 연주자들로 구성된 비빙으로 국악을 활용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악 전공자는 아니지만 인디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원일을 통해 국악 연주자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국악을 자신의 음악작업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날치에 대해서도 장영규를 비롯한 멤버들은 자신들을 ‘얼터너티브 팝 밴드’로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이날치 활동을 계기로 이데일리와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장영규는 “우리 음악은 국악, 팝, 록 같은 것으로 규정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니라 세 명의 연주자와 네 명의 소리꾼이 만나서 나오는 음악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원일은 피리와 타악기를 전공한 국악인이면서 대중음악과의 협업에도 거리낌 없는 음악감독이다. 2017년과 2018년 국립극장 대표 여름 음악축제인 ‘여우락(樂)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아 악단광칠, 노선택과 소울소스 밋츠 김율희 등 주목할 국악팀을 발굴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음악감독을 맡아 국악과 대중음악이 한데 뒤섞인 음악으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데도 앞장섰다.

영화 ‘기생충’의 음악으로 화제가 됐던 작곡가 겸 연주자 정재일도 국악을 소재로 한 다양한 음악 작업에 적극적이다. 원일과 함께 월드뮤직 그룹 푸리 멤버로 활동했던 정재일은 현재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로 있는 소리꾼 한승석과 앨범 ‘바리’(2014), ‘끝내 바다에’(2017)를 발표하며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 부문을 두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 가진 솔로 콘서트에서는 국악과 클래식, 대중음악을 한 무대에 올려 화제가 됐다. 그 연장선으로 선보인 올해 ‘여우락 페스티벌’ 개막작 ‘삼합’에서는 음악그룹 나무 리더인 대금 연주자 이아람, 국립창극단 간판 소리꾼 김준수와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이들 세 사람은 앞으로도 함께 활동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극장 ‘2020 여우락(樂) 페스티벌’ 개막작 ‘삼합’ 출연진 소리꾼 김준수(왼쪽부터), 작곡가 겸 연주자 정재일, 대금 연주자 이아람(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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