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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어렵겠지만 소비는 늘리겠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5로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100을 하회하고 있다. 가계의 경기 부진 우려가 커졌다는 얘기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 미만이면 소비자들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가계의 부정적 경기인식에도 불구,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지출 심리는 긍정적이다. 이번 달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9로 지난해 평균(108)보다 높았다. 지금보다 소비지출을 늘리겠다는 가계가 줄이겠다는 가계보다 많다는 의미다.
소비지출전망 CSI는 현재와 비교한 6개월 뒤 소비지출에 대한 가계 인식을 설문해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점 100을 넘으면 앞으로 소비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가계가 많다는 뜻이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2011년 2.9%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8%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0% 증가하며 2017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근로시간 단축 등 워라밸 정책효과
문재인정부가 추진해온 ‘워라밸’ 정책의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한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은 직장인들 중에서도 40세 미만 2030세대에서 소비지출심리가 급격히 개선됐다.
40세 미만 소비지출전망 CSI는 지난해 9월 122를 기록해 2008년 관련 통계가 편제된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120~122 사이를 오가고 있다. 40~50세의 소비지출전망 CSI도 지난해 10월 117을 기록하며 6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장년층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에 자극받아 의료비 지출을 늘려잡고 있다. 40~50세 의료·보건비 지출전망 CSI가 지난해 10월 112로 2012년 12월(112) 이후 7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은 110이다. 50~60세의 경우 작년 9월 이후 11월까지 3개월간 의료·보건비 지출전망 CSI가 112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과 올해 1월에는 111을 나타냈다. 2015년 9월(11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들어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워라밸을 중시하는 정책과 건강보험을 강화하는 정책 등을 펴왔다”며 “이들 효과가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수출 경기가 나쁘지 않았던 만큼 수출 대기업 직장인들의 소득이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이들 직장인들은 주 52시간 제도 수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소비지출을 더 확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