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모리, 미샤와 닮은 듯 다른 행보
업계에선 그 이유를 ‘원 브랜드 원 컴퍼니’가 대부분인 국내 시장 환경에서 찾고 있다. 1, 2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을 제외한 국내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는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로, 브랜드 하나가 그 회사 사업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 에이블씨엔씨(078520)(미샤, 어퓨) 등 브랜드를 두 개 이상 보유한 업체를 오히려 손에 꼽을 정도다. 1세대 화장품 기업 한불화장품도 서브 브랜드 격인 ‘잇츠스킨’을 출시했지만 별도의 회사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브랜드로 사업을 하던 업체가 수백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들여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했는데 만약 이 브랜드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모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라면서 “기존 브랜드는 물론이고 회사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더욱이 토니모리는 브랜드명 자체가 곧 회사명이기도 해 부담이 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듯 중소화장품 업체가 서브 브랜드를 출시하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토니모리의 라인 확장은 자연스럽게 미샤의 그것과 비교가 되고 있다. 미샤와 서브 브랜드 어퓨는 법인이 다른 토니모리-라비오뜨와 달리 ‘한지붕 두 가족’인 것을 비롯해 타깃층에 가격대 등 지향점이 정반대다.
국내 브랜드숍 열풍을 불러일으킨 미샤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면 미샤는 주 고객층의 연령대가 30대인데 반대 어퓨는 20대 초반으로 젊다.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가격은 중저가인 미샤보다 더 낮아야 했다. 대표 상품인 ‘에어핏쿠션’이 5800원이다. 이는 시중 쿠션 제품 가격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토니모리의 서브 브랜드 격인 라비오뜨는 반대로 가격에 연령대가 높아졌다. 10~20대 젊은 여성이 주요 타깃층인 토니모리와 달리 라비오뜨가 공략 대상으로 삼은 이들은 25~35세. 라비오뜨는 고급화
얼핏 보면 양사의 서브 브랜드 육성 전략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라인 확장은 기존 브랜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이뤄지는데 그런 관점으로 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원 브랜드 기업은 브랜드 하나에 회사의 사활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의 부담이 크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브랜드 확장이 필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어퓨도 출시 초반 5년 넘게 고전하다가 지난해부터 비로소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전국에 매장수는 20개, 에이블씨엔씨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 남짓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부담이 큰 ‘원 브랜드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라인 확장이 필수지만 서브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 자체가 원 브랜드 기업에는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면서 “라비오뜨가 토니모리와 별개로 얼마만큼 독자적인 색깔을 내느냐, 또 포화상태인 유사시장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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