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커피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할리스, 탐앤탐스, 카페베네 등 중견·중소 커피점 브랜드 매장 10여 곳이 엔제리너스로 간판을 바꿨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서로 간판을 바꾸는 일은 비일비재하지만, 엔제리너스의 매장 확장 방식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쟁 브랜드 가맹점주에게 거액을 지원하거나 경쟁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있는 건물주를 상대로 임대료 인상을 제안하는 등 ‘매장을 빼앗는’ 방식으로 영업했다.
|
지난달 계약이 만기된 커핀그루나루 송파구청점(직영점)도 엔제리너스 매장이 됐다. 건물주와 임대료를 협의하는 과정에 엔제리너스가 끼어들어 기존 임대료(월 1300원)보다 2배 이상 높은 월 2900만원을 제시해 결국 손을 들었다. 카페베네 대학로점도 커핀그루나루와 유사한 방법으로 엔제리너스에게 매장을 내줬다.
이런 공격적인 영업으로 엔제리너스는 올해 들어 10월말까지 143개의 매장을 늘렸다. 경쟁업체들이 커피점 모범거래기준 설정으로 매장 확장에 제한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의 확장이다.
엔제리너스 때문에 매장을 빼앗긴 중소·중견 커피점 브랜드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할리스커피 등은 엔제리너스에 정식으로 항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한 중소커피점 브랜드 관계자는 “대기업이 자금력으로 치고 들어오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버티기 쉽지 않다”며 “엔제리너스의 과도한 영업으로 인해 시장질서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일부 경쟁사 매장이 자사 매장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가맹점주가 요청하거나 임대기간이 끝나 건물주가 내놓은 매장을 대상으로 영업한 것일 뿐”이라며 “무리한 영업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