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이데일리] 문형표 후보자 '기초연금' 구원투수될까?

  • 등록 2013-11-12 오전 8:34:51

    수정 2013-11-12 오전 8:34:51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문형표가 누구야?”

지난 1일 청와대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그를 지명했을 때,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서조차 이런 반응이 나왔다. 그만큼 그가 생소한 인물이었던데다 예상 밖의 인사였던 탓이다. 문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또 KDI 출신이야?”라는 말이 돌았다. 현 정부엔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KDI 출신 각료가 유독 많다.

무명의 복지부 장관 후보자이지만, 짊어진 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문 후보자는 야당과 시민단체가 연합해 맹공을 퍼붓고 있는 마운드에 연습 투구도 없이 올라야 할 처지다. 이 마운드는 선발투수이자 에이스였던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문제로 박근혜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끝에 스스로 내려온 곳이다.

2004년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

1956년생인 문 후보자는 경제학자의 길을 걸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9년부터 KDI에서 연구위원·선임연구위원·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등을 거쳤다. 1998년에는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사회복지 행정관으로 일했고, 올해에는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민간위원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사실 박 대통령에게는 생소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2004년 한나라당의 국민연금 태스크포스(TF)팀에 윤건영·이혜훈·고경화 의원,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 등과 함께 참여하면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대선 준비를 위해 꾸린 이 TF팀을 통해 박 대통령은 현 기초연금 정부안의 토대인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는 방안에 대한 신념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 또한 동일한 소신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현행 기초연금 정책을 실현시킬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후보자는 연금정책에 있어선 사각지대 해소보다는 재정 건전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2005년 ‘국민연금 재정 전망과 개혁 방향’ 보고서에서 ‘선 재정 안정 후 사각지대 해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첩첩 가시밭길’ 예고

12일 국회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장관으로서의 업무 수행 능력과 개인의 도덕성 등을 두고 야당의 공세적인 질의가 예상된다.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부의 기초연금안에 대한 문 후보자의 소신 및 과거의 발언 등이 집중적으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도덕성과 관련해서는 기부금과 적십자비 미납, 종합소득세와 증여세 늦장 납부 등과 관련한 질의가 쏟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흠결이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장관 임명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오히려 장관직에 임명된 후부터 진정한 가시밭길이 열린다. 기초연금만 해도 야당은 국회에 정부안이 제출될 날만 기다리며 칼을 갈고 있다. 여당 내에서조차 국민연금 연계안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 법안 통과는 만만찮은 과제다. 이 뿐만이 아니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3대 비급여 개선,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 등도 더이상 연기하기 힘든 숙제다. 기초연금 하나만 해결하고 내려가는 ‘원 포인트 장관’이 아닌 게임을 잘 매듭짓는 ‘마무리 투수’가 되는 길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 앞둔 쌍둥이 판다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