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銀 계좌서 '스벅 충전금' 안전하게 보관한다

스벅, 선불충전금 논란 해소
국민은행 고객 확보 '윈윈' 기대
에스크로 기반 선불금 관리 서비스도
금융사들 합종연횡 통한 확대 박차
  • 등록 2024-10-11 오전 5:30:43

    수정 2024-10-11 오전 8:06:42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스타벅스코리아 자료 사진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KB국민은행이 스타벅스와 손잡고 임베디드금융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스타벅스 앱에 국민은행 계좌(통장)를 연계해 카드를 충전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3600억원대에 달하는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에스크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고객 기반 확보, 스타벅스는 선불충전금 안전 보관의 ‘윈 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스타벅스 코리아와 업무제휴를 맺고 스타벅스 앱에 진출한다. 국민은행 계좌를 스타벅스 앱에 연동시켜서 결제하고, 스타벅스 카드 등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비 금융 업종의 지급결제 앱에 국민은행 계좌를 심는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이다.

스타벅스 앱 월간 활성화이용자수(MAU)는 약 600만~700만명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민은행 계좌를 연동하면 국민은행을 이용하지 않던 스타벅스 고객의 유입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2030 여성 기반고객이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국민은행이 고객군을 넓힐 수 있어 제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국민은행은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에 에스크로(escrow) 서비스 또한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타벅스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3638억원에 달했다. 전체 전자금융업 선불서비스 이용금액의 30% 수준이다. 국민은행이 에스크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스타벅스가 상품·서비스 구매대금을 지급하는 용도로만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정산대금 유용으로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티몬·위메프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은 고객과 스타벅스 간 거래에만 사용할 수 있어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전금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아 각종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가 사실상 ‘예금 수신 행위’를 하지만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서 비켜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스타벅스는 국민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선불충전금 논란을 해소할 수 있어 긍정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업계 1위’와 손잡고 고객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6월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와 삼성금융 통합 앱 ‘모니모’에서 국민은행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모니모 회원이 국민은행 계좌를 만들어 삼성생명·화재 보험료, 카드대금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타 은행에서도 비금융과 금융, 혹은 금융사 간 합종연횡을 통한 임베디드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부터 ‘KB스타플랫폼’을 통해 임베디드 금융 기반을 쌓아왔다. 맞춤형 간편결제 솔루션인 브랜드페이 기능을 제공해왔고 GS리테일, 제니시스BBQ와 각각 협업을 통해 선보인 GS페이, BBQ페이를 시장에 선보였다. 간편결제 뿐 아니라 정기결제나 법인결제(B2B), 현금영수증발행, 관리센터 운영 등 다양한 부가기능도 도입할 수 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KB스타뱅킹을 KB금융그룹의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확대하고 비금융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 금융 서비스 연계로 ‘임베디드 금융’ 시장 선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이란

금융사가 비금융사 플랫폼에 금융 기능을 내재화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사는 비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고객 기반을 늘리고 신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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