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태 교수는 “치아와 주변 조직은 건물과 이를 떠받치는 기초부위로 비유할 수 있다”라며, “눈에 보이는 치아(치관)는 건물로, 잇몸(치은)이나 잇몸뼈(치조골) 및 치아뿌리(치근) 등은 땅속의 기둥이나 암반인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건물이 제대로 서있기 위해서는 건물 아래의 기초공사가 튼튼하게 되어 있어야 하듯, 치아도 이를 받치는 잇몸이나 잇몸뼈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잇몸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잇몸에서 피가 나고 붓거나 잇몸뼈가 녹아서 내려가는 것이다. 또한, 잇몸병의 원인으로는 노화, 전신질환 및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치태와 치석이 가장 대표적이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다량의 세균이 치아와 잇몸에 달라붙게 되는데, 이때 치태나 치석이 생긴다. 치태와 치석은 잇몸에 염증을 유발해 잇몸뼈를 녹아내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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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잇몸뼈가 녹는 동안 환자들이 느끼는 증상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아프지도 않다가 갑자기 치아가 흔들리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면 이미 잇몸병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장기간 잇몸 관리가 부실하면, 치태와 치석이 쌓이게 되고, 결국 잇몸뼈가 치아를 잡아주지 못하게 돼, 여러 현상들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치아가 원래 위치에서 이탈돼 발생하는 ‘병적이동’ ▲치아가 벌어지는 ‘정중이개’ ▲치아가 위 혹은 아래로 이탈하는 ‘정출’ ▲전체적인 치열이 맞지 않게 되는 ‘부정교합’ 등이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발생하면, 구강 내 전체적인 치료계획부터 다시 잡아야 하기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방사선 사진을 통해 잇몸뼈가 녹은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파노라마 사진이나 치근단 방사선 사진으로 확인하거나, 좀 더 세밀한 진단을 위해서는 콘빔CT(CBCT: Cone beam Computed Tomography)를 활용하기도 한다.
잇몸병의 치료는 총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단계는 ‘치석제거술(스케일링)’로, 눈에 보이는 치아의 치태, 치석 등을 제거한다. 2단계는 ‘치근활택술’과 ‘치주소파술’로 쉽게 말해, 눈으로 보이지 않는 치아 아래 약간 파묻힌 부분을 긁어내는 작업이다. 치근활택술은 치아뿌리를 덮고 있는 백악질이라는 조직에 붙어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고, 치주소파술은 주변의 오염된 잇몸 부위까지 함께 긁어서 제거하는 치료다.
치아뿌리 깊은 부분에 있는 치석과 염증조직은 3단계 치료인 ‘치은박리소파술’로 치료한다. 잇몸을 열고, 오염된 조직 및 치석을 제거한 뒤, 다시 잇몸을 봉합하는 수술적인 치료다. 또 다른 3단계 치료에는 잇몸뼈가 녹은 부위를 이식뼈로 보강하는 치료인 ‘치조골 이식술을 동반한 조직유도재생술’도 있다.
잇몸치료를 하고 나면 ▲치료부위의 시린 증상 ▲치아가 불편하고 흔들리는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치석과 오염된 염증조직이 치아를 감싸고 있다가 없어지게 되면 회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감소한다.
치료한 잇몸 부위가 회복되는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치료를 계획할 경우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특히, 3단계 치료를 한 뒤에는 회복까지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5개월 정도 걸리기도 한다.
잇몸병 치료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치료를 하면 무조건 완치가 된다’라고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이정태 교수는 “기존의 오래된 건물을 청소하고, 보강한다고 해서, 신축건물이 될 수 없듯 잇몸병의 치료도 마찬가지다”라며, “잇몸병 치료를 통해 완전한 회복이 아닌, 깨끗한 치아와 건강한 잇몸 상태를 확보해 구강건강을 개선하고, 쉽게 관리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잇몸병을 100% 막는 것은 힘들지만, 예방 및 관리와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라며, “평소 규칙적인 양치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 등으로 꼼꼼하게 구강건강 관리를 하고, 만일 잇몸치료를 하는 경우, 치료 후 적극적인 관리를 한다면, 건강한 잇몸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