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다리 꼬는 습관이 척추 건강 망친다

정상원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 등록 2023-11-08 오전 6:42:52

    수정 2023-11-08 오전 6:42:52

[정상원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직장인 최 씨(여 ·34세)는 의자에 앉아 일할 때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다. 다리 꼬는 습관이 허리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해서 일자로 펴고 앉으려고 해도 다리를 꼬는 것이 편하게 느껴져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게 됐다. 그런데 허리 통증이 문제였다. 특별한 외상 없이 생긴 허리 통증이 2주가 넘도록 지속되어 병원을 찾은 최 씨는 척추측만증과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상원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앉아 있을 때 피로해지고 자세를 바꾸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때 본능적으로 하지 안정성을 주기 위한 자세 보완 행동이 필요한데, 가장 쉬운 형태로 다리를 꼬는 것으로 나타난다. 무의식적으로 다리 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세를 바꾸려는 보상행동으로 다리를 꼬는 것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잠깐 동안 다리를 꼬아주면 몸통근육의 근활성도를 감소시켜 장시간 앉은 자세에서 작업 시 일시적 피로 감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허리를 펴고 번갈아 가며 다리를 꼬았을 때 허리 및 골반 근육의 스트레칭 효과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장시간,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는 경우다. 장시간 일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다리를 꼬고, 꼰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며 다리를 꼬았다는 사실 조차 잊을 때가 많다. 이러한 습관이 장기간 반복되면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이나 척추가 앞으로 꺾이는 척추후만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지는데, 척추에 변형이 오면 장기적으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고 허리디스크와 같은 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리를 꼬고 앉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반다리로 앉는 것도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으면 허벅지 안쪽 근육이 늘어나고 바깥쪽 근육은 뭉치게 된다. 이런 습관이 지속될 경우 다리 변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허리에 하중을 많이 주게 되어 퇴행성 변화를 빠르게 진행하게 된다. 이는 허리통증으로 이어지고 지속되면 허리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 협착증은 퇴행성질환이기 때문에 주로 40대 후반에서 나타나지만 평소 잘못된 자세가 지속될 경우 젊은 연령에서도 질병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양반다리로 바닥에 앉기 보다는 의자에 앉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을 때는 아래 허리를 붙이고 100도 정도 기대고 앉으며 장시간 앉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의자 높이는 무릎 높이 정도가 좋으며 다리는 꼬지 않아야 한다. 잘못된 습관이 있다면 하루 빨리 교정하고,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참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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