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한노인회중앙회에서는 난데없는 ‘사진 따귀’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이었고 조연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었습니다.
1990년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 회장은 김은경 위원장의 사진을 들고 손바닥으로 내리쳤습니다. 어른으로서 응당 잘못한 아이를 ‘혼내겠다’라는 의도였던 것이죠.
다들 의아하긴 했습니다. 독재자의 허수아비를 태우는 퍼포먼스나 시위 현장에서 국기 등의 상징물을 태우는 행위는 몇 있었으나, 사진을 때리는 행동은 흔치 않았으니까요. 사과하러 온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민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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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그렇다고 쳐도 주변 분들은 분이 덜 풀렸나 봅니다. “양가 부모는 있는가?”, “빨리 그만두고 나와야 내년 표 끊어준다” 등의 주변 말이 김 위원장에 꽂혔습니다. 동석했던 황희 의원이 나서서 제지를 했어야 했습니다. 올해 쉰 여덟 김 위원장에게는 참 길고도 힘든 하루였습니다.
“둘째 아들이 중학교 1~2학년일 때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아들의 주장은) 자기(아들)의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 여명까지 해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인데 합리적이지 않나?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
2004년 3월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당시 의장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60~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아요.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
김 위원장이 했던 말과 비교하면 더 직접적이면서 노골적입니다. 당연히 노인들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이날(3일) 김 회장도 당시를 언급했습니다.
질책을 들으며 김 위원장은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정치 세계가 참 무섭다.’ 특히 ‘말(言)’로 싸우는 게 국회인지라, 실언(失言)은 곧 실수(失手)가 되고 내게 살수(殺手)가 됩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노인 비하 발언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남희 혁신위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고요. 남은 기간 민주당의 혁신안을 잘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대전과 전북 등 예정된 간담회 일정도 그대로 소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자리에서 청년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 사뭇 궁금해지네요.
또 한가지. ‘사진 때리기 퍼포먼스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