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글로벌의 '진짜 주인' 누군가…지분율 갈등 급부상

틱톡 글로벌, 막판 지분율 협상 난항
바이트댄스 "80% 가져도 주인은 미국"
오라클 "바이트댄스, 주인 되겠다는 것"
이 와중에 트럼프, 보이콧 가능성 거론
다시 안갯속으로 빠지는 틱톡 글로벌
  • 등록 2020-09-22 오전 4:46:31

    수정 2020-09-22 오전 4:46:31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끝나나 했던 틱톡의 운명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안을 사실상 승인했지만, 신설 틱톡 글로벌의 지분율을 놓고 의구심을 표하고 있어서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신설 회사의 지분 80%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바이트댄스의 지분 중 40%는 미국인 투자자들이 이미 들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틱톡 글로벌의 과반 지분은 미국의 차지라는 논리다. 다만 오라클은 틱톡 글로벌 설립과 함께 미국 기업들이 과반 지분을 확보해 실질적인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 보이콧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오라클이 틱톡 글로벌 지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틱톡 매각 관련 협상에 대해 “오라클이 (틱톡 글로벌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그들(오라클과 월마트 등 미국 투자자들)이 완전한 지배력을 갖지 못할 경우 합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매각 압박 이후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이 신설 예정 회사인 틱톡 글로벌의 지분 협상을 놓고 난항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번 거래에서 오라클(12.5%)과 월마트(7.5%)가 합쳐서 20% 지분을 보유하는 정도만 합의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나머지 지분을 둘러싼 공방전이다. “나머지 80%를 갖겠다”는 바이트댄스 측 논리는 이렇다. 바이트댄스가 틱톡 글로벌 지분을 80% 보유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지배주주는 아니라는 것이다. 바이트댄스 지분을 이미 미국 투자자들이 40% 갖고 있기 때문에 오라클과 월마트의 지분 20%를 더할 경우 53% 정도까지 오른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왔던 ‘미국 지배 하의 틱톡 글로벌’ 취지에 벗어나지 않기 위한 나름의 해결책이다. 게다가 틱톡 글로벌이 기업공개(IPO)를 하면 중국의 틱톡 글로벌 지분율은 31%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틱톡 글로벌의 주식 공모를 통해 중국의 지분율이 희석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트댄스 “80% 확보”…오라클 반박

하지만 오라클의 입장은 다르다. 오라클은 틱톡 글로벌을 세울 때부터 오라클과 월마트 등 미국 기업들이 과반 지분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트댄스의 주장대로라면 틱톡 글로벌의 지배주주는 결국 미국(오라클 등)이 아닌 중국(바이트댄스)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오라클의 손을 들어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바이트댄스를 재차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읽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환상적인 합의가 될 것”이라며 사실상 승인했음을 알렸는데, 예상치 못한 또다른 국면이 펼쳐질 수 있게 됐다.

AFP통신 등은 “틱톡 글로벌의 지분 배분을 둘러싼 설명이 (각 주주간에) 서로 다르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틱톡 거래안에 대한 합의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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