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하네..' 車값 내린 K9 오너들의 슬픔

6개월 만에 가격 291만원 인하.. 중고차가치 하락
기아차, 새 CF 및 서비스 강화로 기존고객 달래기
  • 등록 2013-03-04 오전 8:22:35

    수정 2013-03-04 오전 8:22:35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근덕(가명·62)씨는 지난해 7월, 같은 해 5월 나온 기아자동차(000270) 플래그십 세단 K9을 샀다. 7000만원(모델별로 5290만~8640만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첨단기능이 많이 달린 것이 끌렸다. 그는 현재도 K9 자체의 성능은 물론 애프터서비스에서도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가 출시 반년도 채 안된 지난 1월 K9의 가격을 최대 291만원까지 낮췄다는 것에는 아쉬움이 많다.
기아차 K9
경기부진이 계속되자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올 초 일제히 가격을 낮췄다. 현대차(005380)가 쏘나타, 제네시스 등 5종의 가격을 최대 100만원 낮춘 것을 비롯해 기아차와 한국GM 등도 주요 차종도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신차 가격이 낮아지면 새로 사는 사람들 입장에선 좋다. 하지만 기존 소비자들은 불만이다. 신차가격이 하락하면 중고차의 가격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올 초 계속된 신차 가격의 인하는 연식이 오래됐거나 후속 모델이 아닌 신차 가격도 인하됐기 타격이 크다. K9이 대표적이다.

SK엔카 관계자는 “신차 가격 인하는 곧바로 중고차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차의 경우 즉각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K9 고객은 인터넷 동호회를 중심으로 ‘옵션을 포함하면 실제 인하 폭은 회사에서 발표한 291만원보다 더 크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K9은 지난 5월 출시 이래 지난 1월까지 총 8099대가 팔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K9은 옵션 등 최신 사양이라고는 해도 엔진 배기량 등을 봤을 때 제네시스와 동급이지만, 현대·기아차가 카니발리제이션(한 회사의 제품이 서로 경쟁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1000만원 가량 비싸게 출시됐다”며 “인하된 현재 가격이 적정하다고 봤을 때 초기 소비자들이 손해를 봤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불만은 비단 돈 때문이 아니다. 자존심 문제다. K9 고객은 대부분 고급 수입차 구매 여력이 있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전문직종 종사자다. 대부분 수입차를 포기하고 K9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기아차가 K9 멤버십 전 고객에 3년에 3회 하루 8시간의 운전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K9 프리미엄 쇼퍼’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아차 제공
기아차도 K9을 구매한 ‘충성 고객’들 달래기에 나섰다. 가격 인하를 단행한 1월부터 홍명보 전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공동 마케팅 협약을 맺고 텔레비전 등을 통한 이미지 광고에 나섰다. 또 지난 19일부터는 K9 멤버십 서비스’도 한층 강화해 향후 3년간 3회 하루 8시간 동안 전문 운전기사를 제공하는 ‘K9 프리미엄 쇼퍼’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가격 인하와 함께 K9 이미지 광고와 함께 기존 고객에 대한 운전기사 제공 등 강화된 서비스를 내놨다”며 “앞으로도 기존 및 신규 K9 고객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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