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는 괜한 걱정이 아니였다는 것. 대부분 기대를 밑도는 수준의 성적을 내놔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국내 시장을 강타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1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580개 기업 중 플러스 순이익을 내놓은 곳은 332곳인 반면, 39%에 해당하는 227개 기업은 순손실(적자)를 기록했다. 상장기업 5곳 중 2곳이 적자인 셈이다.
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142개 기업의 순이익이 줄었고, 적자지속 102곳을 비롯해 적자로 돌아선 기업이 125곳으로 집계됐다. 흑자를 전환한 곳은 60개 기업에 불과했다.
가장 큰 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한국전력(015760). 한국전력은 단독기준 지난해 4분기 8조1814억원 매출액을 비록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2조1662억원과 2조1633억원 기록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내놨다.
◇대장주도 체면 구겨…삼성전자도 적자
실적을 발표한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우선주 제외) 중 지난 3분기에 비해 성적이 좋아진 곳은 현대중공업(009540) KT&G(033780) 신세계(004170) 현대모비스(012330) 삼성중공업(010140) 등 5곳 뿐이다.
나머지 기업들의 순이익은 대부분 줄거나 적자를 기록했는데, 특히 적자전환한 곳이 8개나 됐다.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005930)도 분기실적을 발표한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발표했고, LG디스플레이(034220)도 7분기만에 적자를 내놨다.
또 LG전자(066570)도 어닝쇼크 수준의 적자를 기록해 수요둔화 직격탄에 IT산업이 고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현대중공업(009540)은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성적을 내놨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509억원과 6750억원을 기록했고, 전기대비 24.9%와 96.2% 올랐다. 전년동기대비로는 42.3%와 21.4% 오른 것.
연초 5위를 기록하던 시가총액 순위도 양호한 실적 덕분에 상승탄력을 키우며 SK텔레콤(017670)을 제치고 4위자리로 올라섰다.
삼성화재(000810) 효성(004800) 현대해상(001450) 한화(000880) 등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대세를 뒤엎긴 힘들어 보인다.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높지 않은데다 남아있는 기업들의 4분기 예상치도 먹구름이 가득하기 때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남은 기업 중 3개 이상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28개 기업 중 절반에 못 미치는 12개 종목만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7개 기업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주성엔지니어링(036930)과 하나투어(039130)가 전분기대비 적자전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고, 코리안리(003690) 두산(000150) 등은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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