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부 브리핑)광우병의 나비효과

  • 등록 2008-05-06 오전 8:11:27

    수정 2008-05-06 오전 8:33:38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다름아닌 불확실성이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결정을 앞두고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거나, 주말 증시에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전날 일부 투기적 물량이 몰리는 것 모두 이후 장세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온 나라가 광우병 파동으로 시끄럽기 그지없다.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의 재개가 결정되자, 국민들은 "검역주권을 내준 것 아니냐"며 정부의 굴욕협상을 질타하고 있다.

인터넷은 거의 민란수준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포털 사이트의 토론광장에는 110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서명을 했고, 지난 주말 청계천에는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반대집회를 열었다.

물론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것만으로 인간 광우병에 걸린다는 과학적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동물성 사료를 먹여 키운 소들이 광우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개연성을 가지고 있을 뿐, 이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안이 아니다. 학계에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는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미국에선 호주산 쇠고기만 먹는다더라`, `한국인이 서양인보다 더 위험하다더라`는 식의 괴담은 진리로 포장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주식시장이라고 광우병 파동에서 비껴갈 순 없다. 이제 조만간 농심(004370)이나 오뚜기(007310), 삼양식품 같은 대형 식품회사 CEO들이 단체로 모여 "자사 제품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기자회견을 해야할 지 모른다.

국내 화장품 1, 2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 역시 안심할 순 없다. 화장품에도 소에서 추출한 물질이 들어간다고 하니, 이들 주가가 광우병 파동에 어찌 반응할 지도 궁금하다.

질병 관련 뉴스가 나오면 수혜주로 추천됐던 제약·의약주들도 이번엔 예외다. 알약캡슐에도 소가죽 성분이 쓰인다니 일단 조심하고 볼 일이다. 업계에선 소가죽과 광우병은 무관하다 밝히고 있지만 과연 자라보고 놀란 민심이 솥뚜껑이라고 안도할 지 의문이다.

시장친화적인 정부를 지향하고자 한다면 전봇대 한 두개 뽑아주는 걸로 생색내서는 안 될 일이다.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제기될 경우 이를 제거해 줘야 할 정부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조성하고 있으니 시장은 더욱 불안해 질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이번주는 개별주식선물이 첫 거래를 열어 시장은 두근반 세근반하는 마음으로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밤사이 뉴욕증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야후 인수제안 철회 충격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정부가 발목잡지 않아도 갈 길 바쁜 주식시장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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