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시행 3년…스쿨존 어린이 사고는 더 늘었다

보험개발원, 최근 3년간 어린이 사고 피해 분석
어린이날 사고 더 잦고 횡단보도·음주사고 많아
  • 등록 2023-05-05 오전 11:43:49

    수정 2023-05-05 오전 11:43:49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초등학생을 덮쳐 숨지게 하는 등 교통 취약계층인 어린이에 대한 교통사고 경각심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산 입구에서 경찰이 행락지 및 스쿨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보험개발원이 최근 자동차보험 어린이(만 12세 이하) 사고피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 자동차 사고 피해자는 9만1977명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같은기간 전체 피해자수는 0.7%에 그쳤다.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의 학교가 전면 등교로 전환하면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사고는 대체로 가을에 많고 봄에 적게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어린이 피해자 비중은 5월과 8월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일별로 보면 어린이 피해자 41.2%가 주말에 발생했다. 토요일이 22.6%로 가장 많고 일요일 18.6%로 뒤를 이었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보면 당일 전체 사고 피해자수는 평소 주말대비 4% 증가하는 반면 어린이 피해자수는 45%나 늘었다.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많이 열리면서 그만큼 사고에 노출될 수 있으니 관심이 필요한 셈이다.

시간대별로 보면 평일은 시간대별로 오전 8시, 오후 4~6시 사이에 피해자가 많았다. 어린이는 보행 중 사고가 많기 때문에 횡단보도나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가 많았다.

어린이의 횡단보도 사고 비중은 13.4%로 전체 평균(12.5%)보다 높았다. 음주운전 사고 비중도 10.6%로 전체 평균 9.1%를 웃돌았다.

학년별로는 상대적으로 어린 1학년 피해자가 809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학년 8024명, 3학년 7581명, 4학년 7528명, 5학년 6401명, 미취학 6477명, 6학년 5649명 순이다. 저학년 피해자가 고학년 피해자보다 많은 것은 새로운 통학환경 변화에 덜 적응되고 대처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차량에 탑승한 어린이 중상사고 피해자(사망 및 1~7급 부상자) 10명 중 3명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어린이 안전에 주의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2018년 9월 이후 전좌석 안전벨트 착용은 의무화됐다.

2020년 3월부터는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보호를 위한 안전운전 기준·처벌이 강화됐다. 일명 ‘민식이법’으로 스쿨존 등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운전자 부주의로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3천만원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자동차보험 기준)는 2020년 144명, 2021년 187명, 지난해 224명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어 철저한 안전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및 실내마스크 해제 등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면서 사고 발생 증가가 우려된다”며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대체휴일 등 연휴에 자동차 통행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어린이 교통사고를 포함한 자동차사고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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