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비결]60년 '선풍기 명가' 신일, 비결은 "소비자 먼저"

이상용 신일전자 상품개발총괄 이사
국내 최초 선풍기 KS마크·일본 수출 일군 신일
"핵심 기술은 모터…중국산과 비교 거부"
2015년 '에어서큘레이터'로 여름가전 평정
'종합가전기업' 진화…"TV·냉장고·스마트가전 출시"
  • 등록 2021-11-21 오전 10:02:41

    수정 2021-11-22 오전 9:20:09

이상용 신일전자 상품개발총괄 이사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선풍기는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쉬운 제품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신일전자가 오랜 기간 정상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끊임 없는 연구·개발과 소비자 중심 생각 때문입니다.”

이상용 신일전자(002700) 이사(상품개발사업총괄부장)는 2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회사 설립 이후 줄곧 ‘선풍기 명가’ 명성을 지켜온 비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59년 소형 모터 제조사로 설립한 신일전자(이하 신일)는 선풍기 하나로 한국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1964년 독자 개발한 모터를 기반으로 선풍기 대량 판매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선풍기 제품 최초로 국내 품질 인증인 KS마크를 획득했고, 일본이나 동남아 수출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뤄냈다.

이 이사는 “선풍기는 내구성이나 편의성 면에서 각자 회사의 기술력에 따라 품질 차이가 크다”며 “보통 중국산 선풍기는 모터에 코일을 얇게 감는 소위 ‘깡통모터’를 장착해 내구성이 약하고 불량 많다. 하지만 우리 제품은 구리로 코일을 두껍게 감아 타사 제품 대비 소음과 발열이 훨씬 적으면서도 내구성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선풍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400~500시간 정도 품질 검사를 하는데, 여전히 다른 제품보다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신일전자 에어서큘레이터. (사진=신일)
신일은 지난 2015년 선풍기의 진화 모델인 ‘에어서큘레이터’를 출시하며 가전업계 돌풍을 일으켰다. 선풍기처럼 바람을 내보내면서도 공기를 순환해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냉방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름철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여름에도 서큘레이터 65만대를 판매해 지난해보다 약 10% 정도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지금까지 판매한 서큘레이터만 280만대 이상이다.

이 이사는 “매년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디자인이나 기능을 개선하는데, 무엇보다 소비자 편의성과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게 성공 비결”이라며 “초기 제품은 높이가 낮은 탁상용 모델이 주력이었지만, 소비자들이 일반 선풍기처럼 키높이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자 스탠드형 제품도 준비해 바로 출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바람 세기나 회전 각도를 세분화했고, 올해는 젊은 세대 취향에 맞춰 민트, 핑크 등 과감한 색상을 시도했는데 고객 반응이 좋았다. 겨울용 가전에도 이런 색상을 적용해보고, 내년에는 파스텔톤 색상까지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일은 지난 2019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종합가전기업’으로 도약을 선포하고 제품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사명도 기존 ‘신일산업’에서 ‘신일전자’로 바꾸고 본사도 서울 선유도로 옮겼다.

최근에는 음식물처리기나 물걸레청소기 등 신제품과 대기업 전유물이었던 TV나 냉장고, 세탁기까지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음식물처리기의 경우 최근 한 홈쇼핑 방송에서 1분에 24대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이사는 “선풍기 기업 이미지를 벗어나 다른 가전 분야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신일은 향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가전’에 주력해 새 성장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 이사는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 제품과 경쟁하겠기보단, 아직 경쟁이 덜 치열한 소형가전 시장 진입을 모색하는 단계”라며 “이미 스마트가전은 대세가 된 만큼 모바일 블루투스 기능 활용해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 개발에 힘 쏟을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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