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고시촌 서울의 '역사'로 남는다

서울역사박물관 1년간 신림동 고시촌 영상과 사진에 담아
향후 시 박물관 아카이빙 사료와 시의 공식 자료로 활용
고시촌 외에 성수동 수제화타운 및 황학동 벼룩시장도 담아
  • 등록 2014-03-28 오전 8:00:07

    수정 2014-03-28 오전 8:00:07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육법전서를 분철해 새벽마다 학원으로 출근도장을 찍던 검은 뿔테의 학생들. 골목마다 빈틈없이 들어선 하숙방과 다세대 원룸. 사법고시 합격자 발표가 나면 독서실 창 밖으로 내걸리던 축하 현수막들. 밤이면 불야성을 이룬 허름한 학사주점과 장수 고시생들의 담배연기가 가득했던 당구장. 지금은 신혼부부들과 직장인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탈바꿈 하는 곳.

사법시험을 비롯해 청운의 꿈을 안고 각종 고시를 공부하는 고시생들의 애환이 깃든 서울 관악구 신림9동 고시촌(현 대학동)이 서울의 역사로 공식 기록된다.

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 일대의 생활상을 비롯해 고시생들의 일상을 영상물과 사진에 담아 기록하는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이 고시촌을 영상에 담기로 한 까닭은 고시촌 자체가 서울의 여러 지역 중 현대사적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시촌은 서울대가 1970년대 후반 관악산 아래로 이전 한 뒤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등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이 서울대 인근 신림9동에 삼삼오오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이후 ‘신림동 고시촌’이란 고유명사가 만들어질 정도로 신림9동 일대는 전국의 고시생들이 몰려들어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고시생들을 위해 저렴한 식당들을 비롯해 중고서점과 학원 및 유흥시설과 고시생들이 거주하는 하숙집 및 옥탑방과 원룸 등이 밀집하면서 고시생들의 천국으로 불렸다.

하지만 2009년 로스쿨 제도 도입과 그에 따른 사법시험 축소 및 2017년 폐지가 결정되면서 약 5만여명으로 추산되던 고시촌의 고시생들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그 빈자리는 지방에서 상경한 젊은 직장인들과 신혼부부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 신림동 고시촌은 70년대 중반까지 철거민들의 거주공간이었다가 서울대가 이사하면서 고시촌이라는 독특한 교육공간으로 변모했다”며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수한 주거문화와 생활문화가 형성됐고 그 모습이 사라지기 전 서울시의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고자 영상과 사진촬영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신림동 고시촌 외에도 성수동 수제화 타운과 황학동 벼룩시장 역시 1년간 촬영해 향후 박물관의 아카이빙 사료로 보관하고 시의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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