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가 이번에 타깃으로 삼은 곳은 국내 최고 패션업체인 LG패션(093050)이다.
버버리 측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상표의 명성과 신용에 편승하고자 LG패션 측이 의도적으로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LG패션 측의 입장은 다르다. ‘체크무늬’는 버버리만의 고유 디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버버리(1856년 창립)와 닥스(1894년 창립)는 각기 고유의 체크무늬 패턴을 의류·가방·액세서리 등 전 제품 디자인에 활용하고 있는 ‘체크무늬 브랜드’로 모두 100년 넘는 역사를 가졌다. 양사 고유의 체크무늬는 버버리가 1924년, 닥스는 1976년 도입했다. 또 다른 영국 브랜드인 아쿠아스큐텀은 1853년부터 고유의 체크무늬를 쓰고 있어 버버리보다 역사가 깊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국내에서 영국 브랜드끼리 ‘체크무늬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상표권을 둘러싼 버버리의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06년에도 버버리는 제일모직의 ‘빈폴’과 세정, 광원어패럴에 체크무늬 도용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2008년 매일유업의 아동복 브랜드 제로투세븐에 대한 소송에선 승소했다.
2009년엔 버버리란 이름을 달고 영업하는 충남 천안의 노래방 업주를 상대로 승소했지만 오히려 쓴소리만 들었다. 지방 노래방까지 소송 대상으로 삼는 것은 버버리의 명성을 스스로 실추시키는 겪이라며 비난이 쏟아졌다.
실제로 버버리 코리아의 지난 2011년 영업이익은 34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28억원)보다 20%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49억원으로 23% 줄었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지사장이 갑자기 교체되면서 실적부진으로 밀려난 것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는 “버버리가 이전에도 국내 패션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남발한 만큼 국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자 내놓은 궁여지책일 수 있다”면서도 “양사가 자존심을 건 싸움을 시작한 만큼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버버리측은 지적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소송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버버리 관계자는 “버버리 고유 체크패턴과 유사 적용된 닥스 셔츠 품목에 한해서만 소송을 낸 것”이라며 “버버리는 브랜드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팀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