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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러시아 측에서 연장 거부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에, 협정 중단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로 지난 17일 당일에는 곡물 가격은 변동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19일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을 포격하고 20일에는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민간 선박도 군사물자를 수송하는 선박으로 간주하겠다는 강수를 두면서, 협정 연장의 기대감을 추가로 낮췄다. 이에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이틀간 각각 11%, 9% 급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농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가 글로벌 내 곡물 수출에서 전세계 4위에 해당할 만큼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측에서 점령한 남동부는 러시아의 주요 항구에 밀접 또는 해당돼 수출이 봉쇄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협정이 이대로 종료된다면 글로벌 곡물 공급 손실은 월 300만톤 내외”라며 “이는 글로벌 수출량(연간 글로벌 옥수수 1억9000만톤, 밀 2억1000만톤) 중 옥수수와 밀의 비중 각각 8.5% 내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흑해곡물 협정은 신흥 개발도상국의 식량 대란을 방지하기 위함이나, 실제로는 중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가장 많다”며 “EU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는 등 지원을 통해 수입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흑해 곡물협정이 최종적으로 중단되면 곡물가격의 변동성은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흑해곡물 협정 중단 시에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모두 막히는 것은 아니며, 우회 통로인 EU 연대 회랑을 통해 월간 100만~200만톤의 수출은 유지되겠지만, 이는 흑해곡물 협정을 통한 수송량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7월은 우크라이나 밀의 수확 및 수출 시기로, 밀 가격 변동성이 높다.
오 연구원은 “러시아는 이번 흑해곡물협정 탈퇴를 강행하고, 7월부터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도 줄이고 있다”며 “여전히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은 80~90%는 중단된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어, 이번 겨울철 날씨 변수에 따라 천연가스 대란도 다시 한번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흑해곡물협정 연장 여부와 함께 러시아 측의 또 다른 원자재 무기화 움직임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