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美 연준과 통화스와프 관련 정보 교환"

李총재,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 출석
"달러 유동성 등 조건 맞을 때 체결"
연준과 현 상황 긴밀하게 공유 시사
기준금리 '빅스텝' 가능성도 재확인
  • 등록 2022-09-27 오전 8:22:25

    수정 2022-09-27 오전 8:22:25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얘기했듯이 ‘정보 교환’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진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조건 맞기 전 스와프 협상 부작용 우려”

그는 “연준의 통화스와프에는 내부 기준이 있는데, 글로벌 달러 시장에서 유동성 부족 문제가 있을 때 그걸(스와프) 논의하게 돼 있다”면서 “지난 두 차례 (한미 간) 통화 스와프 당시에도 우리나라와만 체결한 것이 아니고,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때 9개 나라와 동시에 체결했다. 연준이 (달러 유동성 등 조건이 맞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적으로 양국 간 통화스와프 관련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기 보다는, 연준이 달러 유동성 상황을 살펴보고 이런 현황 정보를 우리나라와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한은과 연준이 굉장히 가까운 관계를 갖고 있고, 다른 중앙은행 총재보다도 그런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론적으로는 지금 통화스와프가 필요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민이 너무 불안해하기 때문에 스와프를 받으면 좋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연준의 (통화스와프) 전제조건이 맞을 때, (조건이) 그 근처일 때 얘기하는 것이 맞지, 조건이 맞지 않는데 지금 마치 우리나라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저자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앞서 “한미 통화스와프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발언과 관련해 “(통화스와프가) 신용위험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필요하지만, 원화의 가치 절하에 대한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뜻”이라면서 “영국도 미국과 스와프를 체결한 상태인데도 (파운드화가 달러에 대해) 우리보다 더 많이 절하됐다”고 부연했다.

“현재 달러 부족현상 전혀 없어”

연준의 통화 스와프 고려 시점에 대한 질문에도 “지금 현재로는 달러 쇼티지(부족·shortage) 현상이 전혀 일어나고 있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연준과) 이야기를 하고 논의, 정보교환은 하겠지만 연준이 어떻게 할지는 말씀드리기 어렵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할 것 같다”고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 폭과 관련한 질문에는 “0.25%포인트 인상 기조의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며 다시 한번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연준의 올해 말 최종금리를 우리(한은)는 4%로 예상했지만, 지금 4.4% 이상으로 올라갔고, 내년 최종금리 전망치도 4.6%로 높아졌다”며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변했기 때문에, 국내 물가와 성장,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금융통화위원들과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물가 정점은 10월로 예상했다. 다만, 원화 절하로 내려가는 속도는 더딜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현재로는 물가 정점을 10월로 보고 있는데 유가가 빨리 떨어진 반면 환율이 절하됨으로써 그 효과가 상쇄돼서 정점은 변동성이 크다”면서 “정점이라는 의미가 굉장히 잘못 해석될 수 있는데 (정점이 오더라도) 저희들이 더 걱정하는 것은 내려오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단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물가는 환율, 주요 선진국의 경기 상황 등에 영향을 받을 텐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5% 위아래의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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