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리는 러스트벨트 '초박빙'…美 대선 결국 대법원 가나

북부 러스트벨트 3개주 막판 개표 초박빙
바이든, 우편투표 쏟아지자 미시건 등 역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등 엎치락뒤치락
이 와중에 트럼프-바이든 둘 다 승리 선언
대법원서 승자 가린 2000년 악몽 재연되나
  • 등록 2020-11-05 오전 1:47:15

    수정 2020-11-05 오전 8:12:26

미국 대선일인 3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시민들이 개표 현황을 보여주는 전광판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대선이 피 말리는 초접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북부 러스트벨트 3개주인 펜실베이니아주, 위스콘신주, 미시건주에서는 초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큰 폭 앞섰다가, 우편투표 뚜껑이 열린 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소폭 역전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갈 게 유력해 보인다. 승자 확정에 36일이 걸린 20년 전 대선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스트벨트 3개주 초접전 양상

4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5% 개표가 진행된 위스콘신주에서 48.9%를 득표해 바이든 후보(49.6%)에 역전 당했다. 개표율 96%의 인접한 미시건주에서는 역시 바이든 후보가 49.6로 트럼프 대통령(48.9%)를 소폭 앞서고 있다. 개표 초중반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섰지만, 우편투표가 쏟아지면서 바이든 후보가 따라잡은 형국이다.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54.0%의 득표율로 바이든 후보(44.9%)를 비교적 큰 폭 이기고 있다. 다만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개표율이 60% 남짓이어서 아직 판세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외에 노스캐롤라이나주(트럼프 대통령 50.1%-바이든 후보 48.7%), 네바다주(트럼프 대통령 48.6%-바이든 후보 49.2%) 등에서도 두 후보는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현재 판세대로 본다면 두 후보가 선거인단 538명 중 각각 269명씩 나눠 갖는 동점 시나리오마저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초박빙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건주에서 향후 며칠간 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주 내내 개표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승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한,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대법원 가나…20년 전 악몽 우려

이런 와중에 두 후보는 서로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백악관에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며 “경이롭다”고 밝혔다. 사실상 공식 승리 선언이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크게 이기고 있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바이든 후보 측 역시 “과반 확보가 기대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승리 궤도에 올랐다”며 러스트벨트 3개주에서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든 후보가 러스트벨트를 싹쓸이하면 사실상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번 대선은 결국 법정행(行)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등에서 한창 개표가 진행 중인데, 뒤늦게 도착한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모든 투표가 중단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6대3의 보수 우위로 재편돼 있다.

연방대법원까지 가서 대선 결과가 나온 건 20년 전인 2000년 대선 때 한 차례 겪었다.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간 대결에서다. 당시 부시 대통령으로 확정되기까지 무려 36일이 걸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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