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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햇볕정책(Sunshine Policy)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위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4일(현지시간) 북한이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남측 공무원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지른데 대해 “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강경 노선을 강요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포린폴리시는 “이는 지난 수년간 북한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 노력하고 사실상 적인 북한을 향해 혹독한 비판을 하지 않았던 문 대통령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라며 “이번 사건은 문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지속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P, 로이터 등 글로벌 뉴스통신사들도 서울발(發) 기사를 타전했다. AP통신은 “남북 간 협력 프로그램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이 사건은 불편한 관계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썼다.
한편 피살된 한국 국민은 국내 어선의 안전 조업 지도와 외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8급 공무원이었다. 그는 지난 21일 오전 소연평도 남쪽 2㎞ 해상에서 실종됐다. 이후 다음날 밤 9시40분께 북한 경비정이 출동해 바다 위에서 실종자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에 기름을 뿌려 불태웠다.
북한 지역에서 남측 민간인이 총격으로 사망한 것은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을 갔던 박왕자씨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남북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