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파괴하라' 외치는 美·이란…'곤두박질' 유가 이틀째 20%↑

  • 등록 2020-04-24 오전 5:54:24

    수정 2020-04-24 오전 7:31:42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국제유가가 이틀째 급등했다. 미·이란 간 군사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정 폐쇄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7%(2.72달러) 치솟은 16.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22일) 19.1%에 이어 이틀째 급반등한 것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 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60%(1.14달러) 오른 21.51달러를 기록 중이다.

유가 폭락에 따른 비수익 유정들이 잇달아 폐쇄되고 있다는 소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높은 채굴단가 탓에 낮은 유가를 버티기 어려워진 멕시코만 해상 유정들이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고 썼다. 해상 유정들은 미 산유량의 약 15%를 담당한다. 오클라호마와 뉴멕시코의 육상 유정들도 일부 폐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날로 고조되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긴장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해 걸프 해역에서 미군 군함이 이란 배를 위협하면 파괴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트위터에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쓴 데 대한 대응이다.

앞서 미 해군은 걸프 해역 공해 상에서 작전 중이던 군함 6척에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경고를 무시한 채 10m 거리까지 근접해 약 1시간 동안 미 군함 사이를 어지럽게 돌아다니면서 위협 기동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5일 지역 순찰 일환으로 훈련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이에 대해 혁명수비대는 19일 자신들의 작전 수행을 미 해군이 비전문적이고 도발적 방식으로 방해했다고 반박했었다.

한편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7.10달러) 오른 1745.4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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