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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사례 1.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A는 숙소생활에서 독립하면서 입이 떡 벌어지는 선물을 받았다. 그 소식을 어떻게 알았는지 팬클럽에서 홈시어터,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가스오븐, PC, 침대, 소파 등 혼수 수준의 살림살이를 장만해 트럭째 실어 보낸 것. A는 마음만 받겠다며 팬들의 선물을 정중히 돌려보냈다.
사례 2. JYJ 멤버 김재중의 세계 12개국 팬들은 750만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김재중의 한국 팬사이트(까칠한히어로즈누나들)와 일본 팬사이트(월드클래스제이제이)가 김재중 주연의 MBC 월화 미니시리즈 ‘트라이앵글’을 응원하며 아름다운재단에서 진행하는 소년소녀가장 주거비 지원에 기부금을 내놓은 것이다.
팬레터, 종이학, 뜨개질, 십자수…. 이런 선물은 ‘응답하라’ 같은 TV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옛날 일이 됐다. ‘누구는 명품가방을 받고 누구는 외제차를 받았다더라’가 차라리 설득력 있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좋아하는 스타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조공의 현주소다.
팬들이 스타에게 ‘바치는’ 조공을 살펴보면 억 소리가 절로 난다. 조공비는 수천만원을 넘어서 억대에 이를 때도 있다. 먹는 것, 입는 것, 타는 것 등 물품도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이 도시락이라지만 어떤 도시락은 10만원에 이른다고 하니 결코 만만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몇몇 스타들은 조공을 거부한 해 화제를 모았다.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 아이유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SNS를 통해 값비싼 생일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해 ‘개념스타’로 떠올랐다. SS501 박정민은 팬들이 건네준 조공선물에서 편지만 쏙 빼내 ‘착한 스타’라는 별명도 얻었다.
일각에서는 조공문화 자체가 변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한다. 기부로 연결시키는 것이 좋은 예다. 김하나 방송작가는 “팬에게 조공의 목적은 좋아하는 스타를 기쁘게 하는 데 있는데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면서 다르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기부조공이 확산된 배경이다”라고 말했다. 각종 연예 관련 행사에서 볼 수 있는 쌀화환 드리미가 대표적. 연탄·라면·생수화환도 있다.
조공이 기부와 결합하면 일단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스타의 대외적 이미지 향상은 물론 기부문화의 확산 및 대중화에 기여하고 무엇보다 조공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시킬 수 있다. 팬 입장에서도 조공이 공익적인 의미와 가치를 가질 때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는 남는다. 기부의 동기가 의심되는 순간이 그렇다. 기부의 규모가 스타의 인기나 팬클럽의 영향력인 양 경쟁이 붙기도 한다. 기부라고 해도 정도를 넘어선 규모가 팬들 간에 위화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팬클럽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동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조공이 기부처럼 공익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과하거나 경쟁이 된다면 긍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이어 “조공에 반영된 팬 심리를 고려하면 그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스타와 건강한 결속력”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스타와 팬들 간의 원활한 소통이 요구되고 그 소통을 통해서 조공의 방향에 대한 건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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