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 업종을 꿈꿔라>&#10115;가와코리아 강은정 대표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공예 디자인의 모티브
거침없는 한국 아줌마 파워, 비즈니스의 원천
“우리 것이 세계와 경쟁할 진짜 원천기술이다”
  • 등록 2010-12-23 오전 8:04:50

    수정 2010-12-23 오후 3:47:06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정부가 미래유망 산업으로 참살이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로 하고 9개 업종을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참살이 서비스 산업이란 창조적인 아이디어, 기술, 전문지식 등을 주요 생산요소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웰빙 분야의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문화, 환경, 건강, 음식, 공예, 미용, 생태, 여가생활 등의 창조적인 웰빙 관련 미래유망 서비스 분야를 망라한다.

9개 업종에는 문화참살이 분야의 웨딩플래너, 네일아티스트, 애견디자이너, 녹색참살이 분야의 플로리스트, 투어플래너, 공예디자이너, 건강참살이 분야의 커피바리스타, 푸드코디네이터, 소믈리에가 선정됐다.

본지는 이들 업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꼽히는 인물을 만나 해당 업종의 창업을 하게 된 동기와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이를 6회에 걸쳐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주]

▲ 강은정 가와코리아 대표
강은정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가와코리아를 창업했다. 주부였던 그는 2001년 동생이 운영하던 디자인 회사에 들어갔다. 이후 동생이 유학을 가게 되면서 그가 회사의 운영을 맡게 됐다. 당시 웹 디자인 시장이 포화 상태였던 터라 강 대표는 회사를 공예회사로 재창업했다.

따라서 강 대표는 창업하겠다는 분명한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강 대표가 비즈니스 경험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우리 것`에 대한 시장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판단만 했을 뿐이었다.

가와코리아가 시작했던 2001년에는 한국적인 공예 용품을 선물이나 판촉물에 사용하는 경우가 전무하던 때였다. 공예품을 사는 사람 또한 적었다. 그래서 가와코리아는 편지봉투, 문진 등의 작은 아이템으로 출발했다. 이들 제품이 시중의 일반 제품과 다른 점은 디자인의 원천을 전통 문화재에서 얻었다는 점이었다.

한 기업을 창업해서 부딪치는 문제가 바로 판로 개척이다. 가와코리아는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적기를 맞이하게 됐다. 바로 2002년 월드컵이었다.

2002년 월드컵은 축구팬뿐만 아니라 기업인들에게도 호기였다. 월드컵을 통해 기업인들은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해 자신의 기업은 물론 한국의 문화를 알릴 기회로 삼았기 때문이다.

`한국`이란 브랜드가 월드컵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정작 한국을 상징할 선물이 없었다. 기업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이 점이 고민이었다.

▲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들에게 선물했던 가와코리아의 북마커
외국 손님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던 이들은 때마침 선물·공예품 전시회에 참가한 가와코리아의 제품을 보게 됐다. 이들은 한국의 미를 담은 가와코리아의 제품을 채택했고, 대량으로 주문했다. 강 대표가 목표로 삼았던 B2B 시장은 물론 해외 수출길까지 열린 것이다.

가와코리아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비결에는 2002 월드컵뿐만이 아니다. 국내외의 유명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바이어를 확보했던 덕도 크다.

강 대표는 “전시회의 이점은 짧은 시간에 많은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것에 있다”며 “제품과 콘셉트가 맞는 유명 전시회라면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이 해외 전시회 참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전시회를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3~5회 이상 꾸준히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전시회에 처음 나온 기업보다는 주기적으로 나와 익숙한 기업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시회에 참가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큰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강 대표는 이어 “영어를 못해서 해외 전시회를 겁낼 이유는 없다”고 했다. 바이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영어 실력이 아니라 원하는 날짜에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일 뿐이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물어보고 확인하면 된다.

모르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히 물어보는 한국 아줌마의 강점이 오늘의 그와 가와코리아를 있게 한 밑거름이 된 셈이다. 그는 해외는 물론 한국에서도 거침없이 물어보며 배워갔다. 그래서 그는 “한국 아줌마가 비즈니스에 강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덧붙여 “진정한 좌절을 맛본 사람만이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는다”며 “자식을 키워본 주부라면 이런 좌절을 다 맛봤을 것”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그래서 가와코리아에서는 결혼과 출산을 장려한다.

우리 것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지금도 `공예`하면 고루한 옛 산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때로는 `공예의 현대화`가 곧 `공예의 서구화`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각 나라의 독특한 환경과 문화에 따라 각기 다른 디자인이 나온다”며 “우리는 우리만의 고유한 색깔을 무기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공예의 진정한 현대화는 실용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생활에서 쓸 수 있는 공예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넓히고, 관련 산업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국 문화재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어 진정한 `메이드인 코리아`제품을 만드는 가와코리아는 내년에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외의 기업들의 판촉물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국내 유명 화장품 회사와 제휴도 맺었다. 강 대표는 내년도 매출을 올해(12억원)의 2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 대표는 끝으로 “우리의 역사·문화가 진정한 우리를 먹여 살릴 원천기술이다”며 “이런 원천기술이 풍부한 한국의 가와코리아는 분명 성공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참살이 업종을 꿈꿔라>③갤러리인비노 강성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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