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에 이어 `환율`이 돕는다

  • 등록 2008-03-12 오전 8:21:43

    수정 2008-03-12 오전 8:57:44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원화강세와 엔화약세로 대표되는 환율여건의 악화는 최근 3년간 수출시장에서 현대차(005380)를 짓눌러온 최대 악재중 하나였다.

그러나 원화환율이 상승하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이 정반대로 돌변했다.
 
내수시장에선 고급세단 '제네시스'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을 펼치면서 현대차는 제품믹스 개선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수익성이 1분기 호조를 보이고, 2분기엔 더욱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 현대차, 환율여건이 유리하게 '확' 바뀌었다 

우선 원화가 모든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2006년 원화가 달러는 물론이고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모두 강세를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특히 엔화강세로 인해 수출시장에서 일본차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현대차로선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불과 얼마전만 해도 원화강세와 엔화약세로 미국시장에서 한일 소형차 가격이 순간적으로 역전되는 사태도 빚어지기도 했다.

올 1분기중 원화환율은 전분기대비 달러에 대해 2.6%, 유로에 대해 4.9%, 엔에 대해 8.3% 상승하는 등 원화약세 기조가 본격화하고 있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화약세로 인해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분 상쇄와 더불어 수출단가 인상압력 완화, 생산성 향상 , 원가절감 효과 극대화 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한다.

그는 특히 "원화 약세의 효과는 단기적이고 직접적으로 경영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경우 연평균 달러/원 환율과 유로/원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영업이익은 각각 647억원, 248억원씩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1분기중 달러/원 환율과 유로/원환율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840억원 정도 증가할 것"이라며 "지금껏 달러/원 환율과 현대차의 주가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던 것도 환율변동이 경영실적에 매우 강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내수시장 제네시스 대박..수출시장도 해외공장 증설로 재성장 기대  

이같은 환율여건 개선에도 자동차판매 호조에 힘입어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이 분기기준으론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도 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이 제시됐다.

최대식 CJ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 8조54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0.5%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70.1%나 급증한 4958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럴 경우 영업이익률은 6.2%로 오르게 된다.

그는 "현대차는 과거 2002년(5780억원)과 2003년(6130억원)에도 영업이익으로 5천억원이 넘어선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환율이 1200원을 상회할 때여서 지금(전일 970.80원 마감)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밝혔다.

최 연구위원은 또 "지난해엔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둔화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았지만, 중국 인도 등 해외 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고 신차종이 대거 투입되는 올해부터는 다시 성장추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수웅 연구위원 역시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내수시장에선 현대차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고급대형차인 제네시스의 생산이 빠르게 증가해 2분기부터는 평균판매단가 상승이 본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6% 중반대에 도달하고, 지금과 같은 환율이 유지되고, 노사관계 안정으로 생산만 원활하다면 2분기 영업이익률은 8%도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수웅 연구위원은 "환율뿐만 아니라 노사관계 안정, 비자금 사건 마무리, 내수점유율 상승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금은 주가는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 2006년과 는 상반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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