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상식에 대한 오해와 진실

‘술을 먹고 안주를 먹어야 덜 취한다?’, ‘주량은 술을 마실수록 는다?’
  • 등록 2024-08-03 오전 8:32:29

    수정 2024-08-03 오전 8:32:2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연중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다는 여름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23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음주 빈도는 2023년 기준 9.0일로 2021년의 8.5일보다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간암, 대장암, 유방암, 식도암, 구강암, 후두암 등을 일으키며 치매와 고혈압, 당뇨, 췌장염과도 관련돼 있지만 여전히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술. 음주와 건강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들을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원석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오해① - 술을 먹고 안주를 먹어야 덜 취한다?

보통 술자리는 저녁 시간에 이뤄지므로, 식사와 함께, 혹은 식사를 거르고 술을 마시게 된다. 배가 고플 때 술을 마시면 간이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이므로 알코올 분해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급하게 마시게 되면서 빨리 취하게 된다. 많은 양의 알코올이 소화기관과 뇌, 신경세포에 동시다발적으로 흡수되면서 빨리 취할 뿐만 아니라 장기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술을 먹고 안주를 먹어야 덜 취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 진실

안주를 먹은 후 술을 마시면 알코올을 흡수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양 또한 자연스레 적어지면서 술에 덜 취하게 된다. 술을 마시는 경우라면 빈속에 먹지 말고 안주와 함께 먹도록 하자!

◇ 오해② - 주량은 술을 마실수록 늘어난다?

술 한 잔만 마셔도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취하던 사람이 술을 마실수록 덜 취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이럴 때 ‘주량이 세졌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음주가 습관이 되면 뇌가 알코올에 적응된 것일 뿐, 간의 해독 기능이 강해진 것은 아니다. 술은 자주 많이 마시면 체내에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축적되면서 건강을 해칠 뿐, 주량이 늘어나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 진실

술을 자꾸 먹으면 뇌가 술에 익숙해질 뿐 주량이 느는 것은 아니다!

◇ 오해③ - 해장술은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숙취가 생기는 이유는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이 간의 알코올 분해 효소에 의해 독성을 가진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로 바뀌게 되는데, 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바로 두통 등 숙취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다. 숙취 해소를 위해 해장술을 마신다면 알코올이 소화기관의 감각을 떨어뜨려 잠시 숙취를 잊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체내에 더 많은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쌓이면서 더 심한 숙취로 이어지게 된다.

△ 진실

해장술은 알코올 중독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일 정도로 나쁜 습관이다.

해장술은 숙취 해소에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몸을 상하게 한다!

◇ 오해④ - 음주 후 찜질방에서 땀을 빼면 해독에 도움이 된다?

술 마신 다음 날, 땀을 빼면 알코올이 함께 빠지는 것 같은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음주 후 찜질방이나 온탕에 들어가 급격하게 체온을 올리면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에 과도한 혈류가 몰리게 된다. 또한 땀 배출로 탈수 상태가 되면 체내의 알코올 분해를 더디게 하고 호흡곤란과 뇌의 저산소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

△ 진실

음주 후에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물이 많이 필요한데 땀을 뺄 경우 오히려 탈수를 유발해 더 나쁘다!

◇ 오해⑤ - 음주와 흡연은 서로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흡연은 폐암, 간암, 식도암, 후두암, 구강암 등에 수많은 암의 위험 인자이다. 담배에 있는 니코틴은 알코올에 잘 용해되기 때문에 술을 마실 때 담배까지 피우면 술이 더 빨리 취하게 되고 또 쉽게 녹초가 된다. 니코틴 외에도 담배에 포함된 각종 유해물질과 발암물질이 알코올에 용해되어, 알코올로 인해 저항력 및 암 발생 억제력이 감소된 몸을 공격한다.

따라서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간암, 식도암, 후두암, 구강암 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 진실

흡연 자체도 나쁘지만 지나친 음주와 함께 하는 것은 몸에 더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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