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사고 유발하는 ‘음주’ 경각심 가져야

소량의 술도 ‘소뇌’에 영향을 미쳐 ‘보행장애’ 유발
  • 등록 2024-07-06 오전 7:34:06

    수정 2024-07-06 오전 7:34:0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도래하면서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가져야 할 때이다. 해마다 여름 휴가철만 되면 부상은 물론 인명피해 사고까지 물놀이 안전사고 소식이 끊기지 않고 들려온다.

2014년부터 2018년간 여름철 휴가 기간 내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익사 사고 8건을 분석한 결과, 음주 후 물놀이로 인한 익사가 4건(50%)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년간(2018년부터∼2022년까지) 여름철(6~8월) 물놀이 안전사고 사망자는 136명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좀 더 살펴보면, 안전 부주의가 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영 미숙 41명, 음주 수영 22명, 높은 파도나 급류에 휩쓸려 발생하는 사고 13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마다 여름 휴가철이면 술로 인해 안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은 다른 계절에 비해 취기가 빨리 오르기 쉬운 조건이 된다고 조언한다. 더위로 체온이 상승하면 우리 몸의 혈관이 확장되어 알코올의 흡수가 더 쉬워지는 신체적인 조건이 형성되다 보니,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음주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이 소뇌에 작용해 균형감각을 잃어 보행 장애가 일어나기 쉽다. 이는 곧 체내 알코올 농도를 높이고, 소뇌가 수축하면서 균형감각 이상을 초래하며, 뇌의 중추신경계에 진정 작용을 일으켜 반사 신경을 둔감하게 만든다. 이에 따라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고, 물속에서 바위에 부딪혀서 다치기도 하고 판단력 손실로 절도, 성추행 등의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술을 마시면 팽창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혈압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부정맥, 심근경색 등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술을 마시고 취기 탓에 대수롭지 않게 물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술을 마시고 물놀이를 할 경우 신체에 흡수된 술이 손발 등의 운동신경을 다스리는 신경세포에 영향을 줘 운동능력과 평형감각이 무너지게 되어 부상 혹은 자칫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전용준 원장은 “무더운 여름철 잠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술을 찾아 마시는 경우가 주변에 많이 있다”라며 “하지만 여름철 음주는 열사병, 일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도를 높이며 깊은 숙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만큼 피서지에서의 음주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건강상 좋다”고 조언했다.

다사랑중앙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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