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컵 들때도 불편한 '테니스 엘보' 초기진단이 중요

  • 등록 2023-12-06 오전 7:21:08

    수정 2023-12-06 오전 7:21:0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테니스 엘보’로 알려진 ‘외측 상과염’은 손목을 들어 올리는 근육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자극으로 힘줄에 변성이 생기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운동할 때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심해지면 컵을 들어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테니스 엘보의 주요 증상은 팔꿈치 외측의 통증과 압통이다. 팔꿈치 및 손목 움직임에 따라 통증을 느끼게 된다. 특히, 팔꿈치 바깥쪽 뼈돌기(외측 상과 부위)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 아래쪽으로 뻗어가고,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물건을 들거나, 문을 열 때, 열쇠를 돌리거나 악수를 할 때, 가방을 들고 다닐 때 등 일상에서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원인은 손목을 펴거나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할 때 사용하는 팔꿈치 바깥쪽 근육에 오랫동안 반복적인 부하가 가해져 힘줄에 발생하는 미세한 손상이다. 완전히 치유되기 전에 다시 손상 과정이 반복되면, 조직손상과 염증으로 육아조직 및 미세혈관 증식이 일어나면서 통증이 생긴다. 무거운 물건을 나르거나, 반복적으로 물건을 옮기고, 팔이 불편한 자세로 일을 하거나, 팔을 장시간 들고 작업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잘 발생할 수 있다.

진단은 주로 임상적으로 진단하고, 골관절염이나 골연골증, 석회성건염 등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엑스레이 등 영상의학적 검사를 시행한다.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는 초음파나 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박용복 교수는 “환자의 약 90%는 1년 안에 증상이 좋아지지만, 통증으로 인해 생활에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로 진행되면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저절로 좋아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기에 적절히 관리해 최대한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손목과 팔꿈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 직업이나 생활환경 때문에 사용량을 즉시 줄이는 것은 어렵다. 꼭 물건을 들고 옮기는 동작을 해야 한다면, 손등이 앞이나 위로 가는 자세보다는 손바닥이 앞이나 위로 가는 동작으로 물건을 들거나, 팔의 사용 위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초기 치료는 부드러운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통해 팔꿈치 바깥쪽 뼈돌기로 가는 근육과 힘줄 긴장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국소 통증이나 염증성 변화 조절을 위해 경구약 복용과 물리치료도 시행한다. 일부 증상이 심한 경우, 주사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주사 치료를 시행하면 힘줄 부착부에 파열을 유발하거나, 근육 위축으로 오히려 질병이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너무 오랜 기간 질병이 지속된다면 손상 정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테니스 엘보는 질병 진행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초기 불편감을 무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추후 진행이 많이 되었을 때는 서서히 진행된 질병인 만큼, 좋아지는 데도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된다. 작은 불편함이라도 있다면 초기에 정형외과 검사를 통해 진단받고 심한 상태로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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