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불청객' 부유성 괭생이모자반, 유해해양생물 지정[바다이야기]

'피부질환 치료' 효능 등 경제적 가치 크지만
中에서 유입되며 10m까지 자라 양식장 위협
해수부, 부유성에 한해 유해해양생물 지정
지자체 해양쓰레기 수거·처리 지원 근거 마련
  • 등록 2023-11-25 오전 9:00:51

    수정 2023-11-25 오전 9:00:51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암초의 바다 및에서 자라는 풀인 괭생이모자반은 연안에 떠다니며 다양한 해양생물에게 은신처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괭생이모자반이 부유해 있지 않고, 다른 나라 바다에서 우리나라 연안으로 유입될 때는 바다에서 크기가 대규모로 커져서 대량으로 유입됩니다. 악취를 뿜는 괭생이모자반은 성장 시기에 개체군이 커지면서 최대 10m까지 자라 이동합니다.
부유하는 괭생이모자반.(사진=해양수산부)
특히 중국 연안의 암석에 붙어살던 괭생이모자반이 우리나라로 많이 유입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해안가의 쓰레기로 취급되며 ‘바다의 불청객’이라고도 불립니다. 떠다니는 괭생이모자반이 선박 스크류에 감기거나 바다의 양식장에 달라붙으면서 어민 시설을 손상하기도 합니다.

지난 2021년에는 중국발(發) 괭생이모자반이 전남 신안 해역을 덮치면서 김과 미역, 전복 양식장 등을 뒤덮은 적이 있는데요. 약 5000톤(t)이 넘는 괭생이자반이 습격하면서 양식장을 초토화시키기도 했습니다.

괭생이모자반은 2015년부터 대량 유입되면서 매년 수천톤에 달하는 모자반이 해안가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2021년 제주도 해안에서 수거된 괭생이모자반만 약 1만t에 이르는데, 지난해에는 다행히 400t으로 대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국내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괭생이모자반의 유입으로 인한 양식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부유성 괭생이모자반을 유해해양생물로 신규 지정하기로 하고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현재 해양생태계 보전법에 따르면 총 17종이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에 피해를 주는 유해해양생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식물로는 갯줄풀과 영국갯끈풀 등 2종이 지정돼 있는데, 괭생이모자반도 여기에 추가하겠다는 것입니다.

매년 지자체에서 괭생이모자반 수거·처리를 위해 긴급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유해해양생물 지정으로 정부 지원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해파리나 적조, 갯끈풀 등은 대표적으로 유해생물로 지정돼 지자체의 구제사업을 지원하고 있다”라며 “괭생이모자반의 경우 법적 근거가 미비했는데 이번 기회에 지원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괭생이모자반이 항상 ‘바다의 불청객’ 취급만 받는 것은 아닙니다. 바다로 떠밀려오는 부유성이 아닌 일반 괭생이모자반은 다양한 유용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경제적 가치가 큽니다. 최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최근 괭생이모자반에서 다양한 피부질환과 연계되는 항염증 효능 성분을 발견하고 특허 등록을 마쳤습니다. 향후에는 해당 기술을 활용해 의약 소재 등으로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피부질환 치료제뿐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는 괭생이모자반, 내년에는 해안에서 떠밀려와 우리 어민들의 양식장에 큰 피해를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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