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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조직적인 주가조작 행위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 여사 측은 금융전문가에게 계좌를 넘기고 주식거래를 맡긴 사이에 계좌가 악용됐다는 입장이지만, 문제의 주가조작단과 반복적으로 엮인 정황이 드러나면서 주가조작에 실질적으로 공모했다는 의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계는 검찰에 김 여사 의혹을 속히 수사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고, 그때마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체 고려없이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는 혐의 내용이 복잡하고 연관된 인물이 많아 2년에 걸친 수사 끝에 재판에 넘길 수 있었습니다. 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법리적으로 난해한 측면도 별로 없습니다. 송경호 지검장이 김 여사 수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그 어떤 해명을 내놔도 설득력이 떨어진단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검찰이 김 여사 수사를 계속 미뤄온 까닭은 무엇일까요? 만약 검찰이 김 여사를 유죄라고 판단해 재판에 넘겨버리면 검찰과 대통령실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것은 물론, 윤석열 정부 전반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김 여사 처분에 관여한 검찰 고위 간부와 일선 검사들은 다가오는 인사 시즌에 윤 대통령의 진노를 피하게 해달라고 신께 기도하는 것밖엔 별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한편 송경호 지검장은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고 강단 있게 답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올해도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과 김 여사 수사 지연 등을 놓고 만만치 않은 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온 국민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으며 압박을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